'대통령배·청룡기 석권' 이영복 감독 "저도 선수들 눈치를 봅니다"
올해 고교야구 최강팀은 충암고다.
충암고는 지난달 22일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결승전에서 라온고를 10-4로 꺾고 1990년 24회 대회 이후 31년 만에 대통령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 5일 열린 제76회 청룡기 결승전에서도 군산상고에 7-3으로 승리했다. 창단 51년 만에 이 대회 챔피언에 올랐다. 올해 고교 메이저대회(대통령배·청룡기·봉황대기·황금사자기)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충암고의 힘은 수비력이다. 특급 유망주로 평가되는 선수는 없지만,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들이 많다. 대통령배 결승전에서도 빈틈없는 수비로 공격력이 좋은 라온고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패기와 기본기를 강조하는 이영복(52) 감독의 지도 방침을 선수들이 잘 흡수한 덕분이다. 이 감독은 "선수 이전에 학생이다. 실력은 부족할 수 있다. 배우려는 자세로 활기차게 운동하는 게 중요하다. 야구를 조금 잘한다고 프로 선수처럼 굴면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선수들이 겉멋이 든 플레이를 하거나, 안타를 친 뒤 어슬렁거리며 뛰는 장면을 보면 불호령을 내린다. 투지 있는 플레이를 보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영복 감독은 충암고 야구부의 살아 있는 역사다. 고교 시절 선수로 뛰었고, 짧은 프로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에는 충암고 코치로 지도자 길을 걷기 시작했다. 충암초·충암중 감독을 역임했고, 2003년 8월부터 18년째 충암고 사령탑을 맡고 있다. 홍상삼, 변시원, 류지혁(이상 KIA), 고우석(LG)이 그의 제자다.
아마야구 지도자로 잔뼈가 굵은 만큼 어린 후배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 학생다운 자세와 강한 체력의 중요성은 철저하게 강조하지만, 훈련에 지친 선수들을 그저 다그치기만 하진 않는다. 갑자기 수건돌리기 같은 '고전' 레크리에이션을 진행, 밝은 팀 분위기와 단합을 유도한다.
이영복 감독은 "나도 선수들 눈치를 많이 본다. 지친 아이들을 데리고 억지로 운동할 순 없는 노릇이다. 가벼운 게임을 하다 보면 처진 분위기도 완화된다. 그 기운으로 야구를 하면 조금 더 즐길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훈련을) 할 때는 제대로 하고, 야구를 즐기기 위해 노력하길 바라는 내 마음을 선수들도 공감하고 있다. 이제는 알아서 잘한다. 경기할 때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내가 (경기 흐름을) 망치면 안 되겠더라"라며 웃어 보였다.
올해는 이영복 감독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봉황대기(2007년)와 황금사자기(2009·2011년)에 이어 청룡기와 대통령배 우승까지 이끌며 '메이저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감독이 됐다. 이 감독은 "도움을 주신 교장 선생님과 학교 관계자분들, 이태윤 야구부장 그리고 학부형들께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하는 팀들을 상대로 잘 싸우며 큰 대회 우승을 해낸 선수들이 고맙다"라고 강조했다.
다시 한번 충암고 야구의 명예를 드높인 이영복 감독. 하지만 안주하지 않는다. 이제 목표는 정상 수성이다. 이 감독은 "환희의 순간은 지나갔다. 선수들에게 '자리를 지키는 건 빼앗는 것보다 훨씬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해줬다. 선수들이 운동에 충실할 수 있도록 잘 이끌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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