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도 동의한 '대장동 의혹 수사' 신속히 착수하라

2021. 9. 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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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의혹 꼬리 물고, 권순일 전 대법관 참여도 논란


총리·여당도 의문 제기, 공수처·검찰 나서야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수사 요구에 대해 “100%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그제 경기도의회에서 이렇게 말한 이유는 명확한 진상 규명 없이 이 사안을 잠재우긴 힘들어졌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사업으로 배당금만 577억원을 받은 시행사 화천대유를 둘러싼 의혹은 확산일로다. 화천대유가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참여한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사업계획서 접수 하루 만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실 등 새로운 의문이 줄을 잇는다. 이 지사가 7대5로 무죄 판결을 받은 지난해 7월 대법원 선고에서 무죄 의견을 낸 권순일 전 대법관이 화천대유에 고문으로 재직 중인 사실도 밝혀졌다.

화천대유 지분 100%를 보유한 전직 언론인 김모씨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 사업을 앞두고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지사를 인터뷰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 김씨는 법조팀 기자였다. 법조 취재기자가 경기도의 기초자치단체장을 인터뷰하는 일은 흔치 않다. 당시 인터뷰에서 이 지사는 도지사와 대통령의 꿈을 내비치기도 했다.

화천대유에 ‘국정농단 사건’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과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근무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작은 회사에서 유력 인사와 가족들을 채용한 점도 예사롭지 않다. 이 모든 질문에 답할 김씨는 나서지 않고 있다. 화천대유 관계자는 큰돈을 번 비결로 “부동산 가격 폭등”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지만, 정부·여당에서조차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그제 국회에서 “저희들이 봐도 상식적으로는 조금 그러네요”라고 답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진실이 드러나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야당이 수사를 촉구하고 여권 또한 진실 규명을 주문한다. 무엇보다 이 지사 본인이 수사를 자청한 만큼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요구한다. 검찰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도 가능하다. 야당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의 경우 공수처가 이미 수사에 착수했는데도 서울중앙지검이 칼을 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어제 중복 수사가 아니냐는 질문에 “신속한 진상 규명이라는 측면에서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대검, 공수처, 중앙지검) 세 주체가 다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며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신속히 진상 규명을 하는 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중복이나 혼선 여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도 했다. 이 지사의 대장동 개발 의혹 수사도 같은 원칙을 적용하면 된다. 만약 박 장관이 이 지사 수사에 머뭇거리거나 다른 태도를 보인다면 법무부와 검찰이 이번 대선에서 여당 편을 들었다는 오명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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