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스토리] 세계 첫 '상압 증발농축식' 시스템으로 폐수 무방류 100일 달성
영풍 석포제련소 / 폐수 15만여t 무방류설비로 처리 / 처리된 물은 모두 공정에 재사용 / 결정화기·증발농축기 추가 설치 / 결정화기·증발농축기 추가 설치
영풍 석포제련소가 세계 제련소 최초로 도입한 무방류시스템으로 공정사용수(폐수) 무방류 100일을 달성했다.
경북 봉화군에 있는 석포제련소는 무방류 처리용량을 늘리고 시스템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150여 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다.
공정에 사용된 물을 증발농축 과정을 거쳐 공정에 재사용하는 ‘무방류설비’는 320억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완공했다. ‘무방류설비’는 시스템 점검과 시험가동을 거쳐 지난 5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영풍석포제련소는 “지난 5월 31일 자정을 기해 그동안 정수해 방류하던 공정사용수의 방류를 전면 중단한 이후 100일째 무방류를 지켜오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석포제련소는 5월 31일 이후 하루 평균 1520여t을, 100일간 총 15만2000여t을 무방류설비로 처리했다. 여기에는 공정사용수와 함께 지하수오염방지공을 통해 양수된 지하수가 포함돼 있다. 무방류설비로 처리된 물은 모두 공정에 재사용됐는데, 이는 성인 51만4000여 명이 하루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환경부 2019년 상수도 통계 기준)
석포제련소가 도입한 무방류시스템은 ‘상압 증발농축식’이다. 제련 공정에 사용한 물을 끓여 증발시킨 뒤 수증기를 포집해 만든 물은 공정에 재사용하고, 남은 불순물은 고체화해 폐기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영풍석포제련소는 150여 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연내에 결정화기(Crystallizer) 1기를, 내년 8월까지 증발농축기(Evaporator) 1기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 무방류설비는 증발농축기 3기, 결정화기 1기로 구성돼 있다.
결정화기가 1기가 증설되면 하루 최대 3000t까지, 증발농축기가 추가되면 4000t까지 처리가 가능해진다. 석포제련소는 설비의 60~70%를 가동하고 나머지는 예비용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석포제련소가 무방류설비 처리 용량을 늘리는 이유는 정화해야 하는 지하수 양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염 지하수가 하천으로 침출되는 것을 막는 ‘지하수 차집시설’ 1차 공사가 끝나는 내년 상반기에는 처리해야 할 지하수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하수 차집시설은 공장과 하천 사이에 지하 수십 미터 암반층까지 차수벽과 차집·양수시설을 만들어 오염지하수가 하천에 유입되는 것을 막는 최후의 방어벽으로 총 43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영풍석포제련소는 앞서 수년간 낙동강 수질오염을 막기 위한 환경개선 사업을 지속해서 벌여왔다. 2019년에는 69억원을 들여 오염지하수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1·2공장 내부 바닥에 10m 깊이로 차수막(총연장 1.5km)과 오염방지공을 설치했다. 지난해에는 빗물 등 비점오염원이 지하수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234억원을 투입해 습식조업공장 바닥을 내산벽돌 등으로 전면 교체했다.
영풍석포제련소는 공장 내부의 오염된 지하수가 낙동강 수계로 침출되는 것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지하수차집시설 공사를 진행했다. 이 사업은 공장과 하천 사이에 지하 수십 미터 아래 암반층까지 땅을 판 뒤 차수벽과 차집시설을 설치하는 것으로 공장 내 지하 차수막과 오염방지공으로 막지 못한 오염 지하수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제1공장 외곽 하천변을 따라 1.1km 구간에 설치한 뒤 제2공장 외곽 1km 구간에도 순차적으로 시공할 계획이며 총 430여 억원을 투입한다. 공사는 각 구간을 다시 세분해 지하설비가 완성되면 즉시 지상을 원래 상태로 복구한 뒤 다음 구간을 이어서 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하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공정사용수 무방류설비’와 함께 석포제련소가 추진하고 있는 ‘낙동강 수질오염 제로(0)’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박영민 석포제련소장은 “‘무방류 100일’은 시스템이 안정화됐다는 의미로 ‘수질오염제로’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며 “내년에 지하수 차집시설 1차 공사가 완공되면 제련소 앞 하천의 윗물과 아랫물 수질이 같아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덕순 중앙일보M&P 기자 <song.deoks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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