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플립3 라벤더 품귀..사전예약분 개통 두 차례 연기
삼성전자가 출시 초반 인기몰이 중인 신형 폴더블폰의 재고 부족 문제로 속앓이하고 있다. 더구나 애플 아이폰13의 국내 상륙이 다음 달 8일로 다가오면서 그 전에 판매량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에 맞닥뜨린 것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Z 폴드3와 플립3를 합쳐 현재까지 약 80만 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통신 3사에 70만 대 정도가 공급됐고 이 중 대부분의 재고가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온라인몰 등에서 자급제로 구매한 경우까지 합치면 80만 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갤 플립3 라벤더 컬러(사진)가 품귀를 빚고 있다.
플립3 제품은 전작 대비 4배 커진 커버 화면(디스플레이)에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개통 첫날인 지난달 24일 하루 동안 약 27만 대가 개통됐다. 폴드와 플립 비율은 3:7로 플립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 여기에 플립 제품의 주 소비층이 2030대 여성(35%)으로 나타나면서 라벤더 컬러에 대한 수요가 몰렸다.
이렇게 특정 모델과 컬러에 수요가 몰리면서 사전 예약분에 대한 개통이 두 차례나 연기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삼성전자 측은 14일 공지문을 통해 “일부 모델·컬러 등 재고 불균형으로 원하는 모델로의 개통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전 모델 대상 예약자 개통 기간과 사은품 신청 기간을 다시 한번 연장한다”고 밝혔다. 사전 예약자 개통 기간은 기존 15일에서 30일까지로 연장됐다. 사은품 신청 기간도 이달 말에서 다음 달 15일까지로 늘었다.
삼성전자 측은 모델·색상에 따른 재고 불균형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는 전반적인 제품 재고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일주일간 사전 예약을 집계한 결과 약 92만 대의 예약이 몰렸다. 이는 갤럭시 노트20 대비 약 1.3배, 갤럭시 S21 대비 약 1.8배 높은 수치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가 준비한 물량이 조기에 동났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생산 물량을 단기에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뿐 아니라 업계 전반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과 부품 수급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은 670만 대로 지난해(240만 대)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일부 반도체 칩의 공급 차질과 갤럭시 노트21 부재 등으로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올 1분기 대비 둔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애플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이폰13 공개 직후인 15일 미국 법인 공식 트위터를 통해 수차례 “반으로 접을 수 있다면 얼마나 멋졌을까”, “데자뷔(기시감) 느끼는 사람은 우리뿐인가?” 등의 내용을 올렸다. 모두 아이폰 13이 강조한 제품 성능에 대해 삼성전자는 이미 채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이폰 디자인을 깎아내리는 언급이다.
경쟁사를 ‘저격’한 건 애플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14일(현지시간)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하는 행사에서 “경쟁 제품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속도는 50%, 그래픽처리장치(GPU)는 30% 빠르다”며 “경쟁사는 애플이 2년 전 내놓은 칩 성능을 따라잡기도 급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자사의 신형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A15 바이오닉’의 성능을 강조하면서 삼성전자의 칩 성능을 평가 절하한 셈이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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