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위나라가 충청 일대까지?..국립중앙박물관 '황당' 지도 전시
삼국지 위나라가 우리나라 충청 일대까지 영토를 확장했다는 내용의 지도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역사적으로 근거가 없고, 주로 중국 학자들이 주장하던 내용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SBS ‘8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3층 중국 유물 전시관 입구에 전시돼 있던 중국 역사 영상 지도에는 삼국지 위나라가 3세기 백제와 마한이 있던 지금의 수도권과 충청남도 일대까지 다스린 것으로 표기가 돼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한나라 영토가 한강 이북 지역을 뒤덮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모두 역사적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이다.
1억 2000만 원을 들여 제작한 이 지도는 지난 3월부터 지난 15일까지 50만 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관람했다. 박물관 측은 지적이 나오자 전날에야 영상을 수정했다.
송기호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는 “중국 학자들이 주장하는 지도”라며 “중국 쪽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그런 자료를 보고 작성한 지도 같다”고 지적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사 왜곡 시비가 일만 한 전시를 허용했단 것은 대단히 충격적”이라며 “책임을 다해 소명하고 재발 방지를 반드시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영호 국립중앙박물관 세계문화부장은 “자문에 참여하는 인력이 없었다”며 “박물관 측 잘못이라는 걸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에 바로 조치했다”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영국의 미술사 자료를 근거로 지도를 제작했다 오류가 발생했다며, 외부 조언을 받아 디지털 역사 지도 전체를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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