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윤석열 보수 궤멸 앞장" 尹 "그건 홍 대표 지방선거 때"
“윤석열 후보는 검사 시절 보수 궤멸에 앞장서고, 죽은 권력을 잔인하게 수사했다” (홍준표 의원)
“검찰 수사 때문에 보수가 궤멸한 게 아니라 홍 후보가 당 대표할 때 2018년 지방선거에서…(패배한 게 이유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중 2강으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16일 TV토론(TV조선)에서 격돌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1차 컷오프를 통과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하태경 의원, 홍준표 의원, 황교안 전 대표(가나다순)가 참석했다. 앞서 비전 발표회나 압박 면접 등에 국민의힘 주자들이 참석했지만, 후보 간에 공방을 벌이는 제대로된 토론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홍준표 “포악 수사 사과해야” 윤 “검사로서 한 일”
홍 의원은 줄곧 윤 전 총장을 정조준했다. 윤석열 캠프가 13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박지원 국정원장, 조성은씨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면서 ‘성명불상자’를 포함한 걸 두고 “(성명불상자가) 특정 캠프 소속원이라고 주장하던데, 어느 캠프냐”고 물었다. 앞서 정치권 일각에선 홍준표 캠프 인사가 박 원장, 조 씨의 식사 자리에 동석했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윤 전 총장은 “(성명불상자가) 특정 캠프 소속이라고 제가 이야기한 적 없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또 “윤 전 총장의 중앙지검장 시절 얼마나 포악하게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했으면 다섯명이 자살했나.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공격했다. 윤 전 총장은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 일을 처리했고, 검사로서 한 일에 대해 사과하는 건 맞지 않다”고 답했다.
유 “고발장 사실이면 사퇴하나” 윤 “개연성 없다”
이날 유 전 의원도 윤 전 총장에게 날을 세웠다. 유 전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을 거론하며 “손준성 검사와 대검 간부들이 이걸(고발장) 만들어서 전달한 게 사실이면 후보를 사퇴할 용의가 있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제가 관여하지 않았다. (고발장을)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의혹의) 개연성이 없다”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은 또 “평생 검사를 하신 분이 여섯 달 전에야 정치 결심을 했는데 대통령을 할 깜이 되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26년간 검사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업무 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맞받았다.
“박지원엔 한마디 안 하나” 홍 “팩트 나올때 까지 자제”
홍 의원을 향한 견제구도 만만치 않았다. 원 전 지사는 홍 의원이 민주당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높은 점과 파란색 넥타이를 맨 것을 거론하며 “국민의힘과 원팀이냐 아니면 민주당과 원팀이냐”고 물었다. 홍 의원은 “그건 본인의 시각이다. 그리고 파란색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색깔”이라고 맞받았다.
하 의원은 “박 원장의 선거 개입 발언에는 한 말씀도 안 한다. 개인 이익 때문에 당의 중차대한 문제에 침묵한다”고 홍 의원을 비판했다. 홍 의원은 “팩트가 드러날 때까지 자제하는 것”이라며 “그런 말은 쓴소리가 아니라 못된 소리”라고 답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가 잘못됐나”라는 하 의원의 질문엔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수사였다”며 “조국을 편 드는 게 아니다. 조국이란 사람이 ‘내가 책임질테니 내 가족은 건드리지 말아라’고 얘기하고 자기가 들어갔으면, 가족 전체가 들어갈 필요가 없었던 사건”이라고 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주도권 토론 때 홍 의원이나 유 전 의원을 지목하지 않았다. 대신 원 전 지사, 최 전 원장, 하 의원, 안 전 시장에게 주로 정책 등을 질문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 ‘내일이 선거라면 국민의힘은 진다?’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8명의 후보 중 유 전 의원, 하 의원만 동그라미 팻말을 들었다. ‘상대 당 후보가 이재명이면 땡큐다’라는 질문엔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만 X팻말을 들었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8일 경선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2차 컷오프까지 총 6차례 토론회를 연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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