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윤석열 보수 궤멸 앞장" 尹 "그건 홍 대표 지방선거 때"

손국희 2021. 9. 1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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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6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 경선 후보자들이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황교안, 홍준표, 하태경,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안상수, 윤석열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후보는 검사 시절 보수 궤멸에 앞장서고, 죽은 권력을 잔인하게 수사했다” (홍준표 의원)
“검찰 수사 때문에 보수가 궤멸한 게 아니라 홍 후보가 당 대표할 때 2018년 지방선거에서…(패배한 게 이유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중 2강으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16일 TV토론(TV조선)에서 격돌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1차 컷오프를 통과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하태경 의원, 홍준표 의원, 황교안 전 대표(가나다순)가 참석했다. 앞서 비전 발표회나 압박 면접 등에 국민의힘 주자들이 참석했지만, 후보 간에 공방을 벌이는 제대로된 토론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홍준표 “포악 수사 사과해야” 윤 “검사로서 한 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예비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 의원은 줄곧 윤 전 총장을 정조준했다. 윤석열 캠프가 13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박지원 국정원장, 조성은씨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면서 ‘성명불상자’를 포함한 걸 두고 “(성명불상자가) 특정 캠프 소속원이라고 주장하던데, 어느 캠프냐”고 물었다. 앞서 정치권 일각에선 홍준표 캠프 인사가 박 원장, 조 씨의 식사 자리에 동석했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윤 전 총장은 “(성명불상자가) 특정 캠프 소속이라고 제가 이야기한 적 없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또 “윤 전 총장의 중앙지검장 시절 얼마나 포악하게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했으면 다섯명이 자살했나.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공격했다. 윤 전 총장은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 일을 처리했고, 검사로서 한 일에 대해 사과하는 건 맞지 않다”고 답했다.


유 “고발장 사실이면 사퇴하나” 윤 “개연성 없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경선 예비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유 전 의원도 윤 전 총장에게 날을 세웠다. 유 전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을 거론하며 “손준성 검사와 대검 간부들이 이걸(고발장) 만들어서 전달한 게 사실이면 후보를 사퇴할 용의가 있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제가 관여하지 않았다. (고발장을)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의혹의) 개연성이 없다”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은 또 “평생 검사를 하신 분이 여섯 달 전에야 정치 결심을 했는데 대통령을 할 깜이 되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26년간 검사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업무 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맞받았다.


“박지원엔 한마디 안 하나” 홍 “팩트 나올때 까지 자제”


2021년 9월 16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 홍준표 후보자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 의원을 향한 견제구도 만만치 않았다. 원 전 지사는 홍 의원이 민주당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높은 점과 파란색 넥타이를 맨 것을 거론하며 “국민의힘과 원팀이냐 아니면 민주당과 원팀이냐”고 물었다. 홍 의원은 “그건 본인의 시각이다. 그리고 파란색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색깔”이라고 맞받았다.

하 의원은 “박 원장의 선거 개입 발언에는 한 말씀도 안 한다. 개인 이익 때문에 당의 중차대한 문제에 침묵한다”고 홍 의원을 비판했다. 홍 의원은 “팩트가 드러날 때까지 자제하는 것”이라며 “그런 말은 쓴소리가 아니라 못된 소리”라고 답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가 잘못됐나”라는 하 의원의 질문엔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수사였다”며 “조국을 편 드는 게 아니다. 조국이란 사람이 ‘내가 책임질테니 내 가족은 건드리지 말아라’고 얘기하고 자기가 들어갔으면, 가족 전체가 들어갈 필요가 없었던 사건”이라고 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주도권 토론 때 홍 의원이나 유 전 의원을 지목하지 않았다. 대신 원 전 지사, 최 전 원장, 하 의원, 안 전 시장에게 주로 정책 등을 질문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 ‘내일이 선거라면 국민의힘은 진다?’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8명의 후보 중 유 전 의원, 하 의원만 동그라미 팻말을 들었다. ‘상대 당 후보가 이재명이면 땡큐다’라는 질문엔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만 X팻말을 들었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8일 경선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2차 컷오프까지 총 6차례 토론회를 연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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