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의혹 수사의뢰.."경선개입 중단" 盧 데자뷰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에 대해 “수사를 공개의뢰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올린 페이스북에서 “(대장동 의혹은) 현대판 마녀사냥이다. 덫을 놓고 걸려들면 좋고, 걸려들지 않아도 낙인만 찍으면 된다는 악의적 마타도어”라면서도 “기꺼이 그 덫에 걸려들겠다. 당장 수사를 시작해달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어 “제기되고 있는 모든 왜곡과 조작을 하나부터 열까지 샅샅이 수사해달라. 모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수사 과정에서 이뤄질 수많은 억측과 정략적 공격, 정보의 의도적 노출과 왜곡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결국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는 역사의 교훈을 믿는다”는 설명이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수사 결과 어떤 의혹도 발견되지 않는다면, 이 문제를 제기한 모든 주체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죄없는 이를 무고한 죄,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국민의 판단을 현혹한 죄를 철저히 물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당시 목표는 시민 몫의 사업이익 우선확보였다. 금전적 이익을 볼 목적이었다면, 사업자에게 ‘공산당’ 소리 들어가며 추가로 920억원을 부담시킬 이유가 없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고 행정의 모범사례일 뿐”이라고 문제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공개 수사의뢰의 배경에 대해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추석 연휴와 호남 경선을 앞두고 사실이 아닌 네거티브 논란을 종식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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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조선일보 경선 손 떼라”…2002년 노무현 연상 기법?
이 지사는 이어 “조선일보의 가짜뉴스들은 실수가 아니다. 명백한 ‘이재명 죽이기’, ‘윤석열 살리기’ 목적의 기획된 작품들이다.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고 주장했다. 글 마지막에는 “조선일보에 다시 한 번 요구합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과 대선 개입을 즉각 중단하십시오”라고 썼다.
정치권에선 이 지사의 이런 메시지를 두고 단순한 지지층 결집을 넘어,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자취를 참고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과 대선에서 손을 떼라”는 이 지사의 발언이 2002년 노 전 대통령의 “동아, 조선은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십시오”란 발언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4월 6일 인천에서 열린 국민경선에서 “조선 동아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기조의 연설을 한 적이 있다. “한나라당과 조선일보가 합작해서 입을 맞춰 헐뜯는 것 방어하기도 힘이 든다”는 이유였다.
이어 자신이 언론 국유화를 언급했다는 보도를 비판하며 조선·동아일보를 정조준했다. 노 전 대통령은 “언론 국유화, 과거에도 앞으로도 그럴 생각해 본 적 없다. 소유지분 제한 포기하라는 언론의 압력에 굽히지 않아 이렇게 공격당하고 있다”며 “언론에게 고개 숙이고 비굴하게 굴복하는 대통령이 되지 않겠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동아, 조선은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십시오”라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날 이 지사의 이날 페이스북 글 마지막 문장 역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과 대선 개입을 즉각 중단하십시오”였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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