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올해 개인 빚 탕감 2조..내년 봄 부실 뇌관 터진다

안효성 입력 2021. 9. 16. 18:18 수정 2021. 9. 17.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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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늘어난 빚을 감당하지 못해 채무조정(개인 워크아웃)을 통해 탕감받은 빚이 올해 7월까지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의 67%에 이미 육박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불어난 빚을 갚지 못해 채무조정을 받은 이들은 5만769명이고, 이들이 탕감받은 빚은 2조241억원이다. 15일 서울 명동에서 폐업한 상점 출입문이 잠겨 있다. 뉴스1

16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채무조정 확정을 받은 채무자는 5만769명이다. 이들이 채무조정으로 감면 받은 원금과 이자는 2조241억원이다.

신복위가 운영하는 채무조정은 빚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는 채무자들의 빚을 감면해주고 상환 기간 등을 통해 빚을 갚을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경기가 나빠지면 빚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늘면서 채무조정도 늘어나 경기의 후행지표로도 불린다.

급증하는 개인 채무조정.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채무조정 액수는 2017년 1조9061억원에서 2018년 1조8586억원으로 줄어들었지만 2019년(2조2886억원)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3조19억원)에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채무조정 확정자수도 2019년 8만941명에서 지난해 8만7488명로 크게 늘었다.

문제는 코로나19 위기 여파는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지난해 4월부터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를 받고 있다. 해당 조치는 내년 3월까지 6개월 더 연장된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 7월까지 대출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등의 지원 규모는 총 222조원에 이른다.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빚을 갚을 여력이 떨어지는 이들의 채무 상환을 뒤로 미뤄주다 보니 착시효과도 일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21%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7월(0.36%)보다 연체율이 낮다.

채무 조정 제도 개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연체율은 낮지만, 자영업자 대출의 내실은 오히려 크게 악화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31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8% 증가했다. 카드론 등 고금리대출 잔액은 43조6000억원으로 1년 전(36조5000억원)보다 7조원 이상 늘었다. 한은은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정부의 금융지원 종료 및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대출연체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등에서는 정부의 금융지원 조치가 끝나는 내년 3월 이후 부실이 한 번에 폭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고금리 대출이 늘어나는 등 부실뇌관의 폭발력이 커지는 것이 더 위험한 요인으로 꼽힌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코로나19 여파는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채무조정 등에 반영될 것"이라며 "이자조차 못 내는 이자상환 유예의 원금도 5조원이기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부실이 한 번에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만기 연장 등 금융지원 조치를 받은 대출 중 1.4%(1조7000억원)를 상환이 어려운 대출로 보고 있다.

가계대출보다 가파른 자영업자 대출 증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금융위도 이날 금융지원 조치 후 차주의 상환 부담이 한 번에 몰리지 않도록 ‘연착륙 방안’을 발표했다. 만기연장 조치가 종료되더라도 거치기간을 최대 1년을 두고 상환 기간을 5년까지 늘려주기로 했다.

또 상환이 어려운 차주를 위해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이자 감면율 등도 높이기로 했다. 신복위의 채무조정제도 대상도 다중채무자에서 단일채무자로 넓혔다.

윤창현 의원은 “내년에 부실이 본격화되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가계부채 현황에 대한 정확한 모니터링, 적극적인 채무조정, 통 큰 금융지원 등 다양한 연착륙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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