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술판 징계' 한현희·안우진 복귀..키움 "감독의 결정"

배중현 2021. 9. 1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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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여 만에 입장을 바꿔 한현희와 안우진의 복귀 가능성을 시사한 키움 홍원기 감독. IS 포토

홍원기 키움 감독이 스스로 내린 결정일까.

홍원기 감독은 16일 고척 한화전에 앞서 "한현희(28)와 안우진(22)을 선수단에 합류시키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두 선수는 현재 KBO리그 징계 중이다. 시즌 중 수원 원정숙소를 이탈해 서울에서 술을 마신 사실이 확인돼 7월 23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36경기 출전 정지 징계와 제재금 500만원 징계를 받았다. 키움 구단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술자리를 주도한 한현희에게 자체적으로 15경기 출전 정지를 추가했다.

홍원기 감독의 뜻은 명확했다. 그는 8월 10일 "한현희와 안우진은 현재 내 구상에 없는 선수들"이라고 공언했다. 두 선수 모두 시즌 내 징계가 끝나지만 '기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구단도 뜻을 함께하는 듯했다. '원정 술판 사건' 이후 음주운전이 적발된 외야수 송우현을 곧바로 퇴출했다. 일벌백계 의지가 강했다. 지난 3일에는 윤리강령 제정 및 선포식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은 불과 한 달 전쯤 내뱉은 말을 뒤집었다. 그는 "일전 인터뷰 자리에서 '진실한 반성이 있어도 뛰게 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걸 기억하기 때문에 일주일 넘게 고민해 내린 결정"이라며 "사건 당시 선수들에게 실망감이 컸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격양됐다. 시즌 중 최선을 다하는 선수, 코치들, 현장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감정을 앞세우는 건 이기적인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정에 다른 요소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스스로 내린 거"라고 강조했다.

징계가 끝난 뒤의 선수 기용은 구단의 자율이다. 하지만 NC, SSG와 치열한 5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당장의 성적을 위해 선수들을 복귀시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구단 고위관계자는 "전적으로 감독님의 의사"라며 "감독님께 여쭤본 건 '쓰실 건지, 아닌지' 딱 하나다. 감독님이 쓰신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쓰신다는 데 구단에서 어떻게 할 수 있나. 감독님 의견을 존중했다"고 말했다.

홍원기 감독은 두 선수의 구체적인 복귀 시점을 확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징계가 마무리되면 순차적으로 1군에서 복귀시킬 것으로 보인다. 안우진은 감독이 복귀 의사를 밝힌 이 날 SSG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4이닝을 투구했다. KBO 징계는 오는 22일 마무리되고 23일 고척 NC전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추가 징계가 더해진 한현희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고척=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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