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에 눈먼 키움, '원정 술판 징계' 한현희·안우진 복귀 준비
당장 눈앞의 성적 때문일까. 홍원기 키움 감독이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홍원기 감독은 16일 고척 한화전에 앞서 "한현희(28)와 안우진(22)을 선수단에 합류시키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두 선수는 현재 KBO리그 징계 중이다. 시즌 중 수원 원정숙소를 이탈해 서울에서 술을 마신 사실이 확인돼 7월 23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36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500만원 징계를 받았다. 키움 구단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술자리를 주도한 한현희에게 15경기 출전 정지를 자체 추가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8월 10일 "한현희와 안우진은 현재 내 구상에 없는 선수들"이라고 공언했다. 출전 정지 징계가 끝나더라도 기용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한 달여 만에 입장을 바꿨다. 홍 감독은 "일전 인터뷰 자리에서 진실한 반성이 있어도 뛰게 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걸 기억하기 때문에 일주일 넘게 고민해 내린 결정"이라며 "사건 당시 선수들에게 실망감이 컸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격양됐다. 시즌을 다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 코치들, 현장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감정을 앞세우는 건 이기적인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키움은 최근 선발진이 휘청거리고 있다.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미국으로 돌아갔다.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한현희와 안우진의 동반 이탈에 브리검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징계가 끝난 뒤의 선수 기용은 구단의 자율이다. 하지만 NC, SSG와 치열한 5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당장의 성적을 위해 선수들을 복귀시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홍원기 감독은 "현장에서 어떻게든 이 고비를 넘기려고 하고 있는데 힘겨워하는…역부족인 모습이다. 어떻게 타개해야 하나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번복하게 돼 송구스러울 따름이다. 감독의 엄중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꾸지람 겸허히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홍원기 감독은 두 선수의 구체적인 복귀 시점을 확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징계가 마무리되면 순차적으로 1군에서 복귀시킬 것으로 보인다. 안우진은 감독이 복귀 의사를 밝힌 이 날 SSG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4이닝을 투구했다. 그의 KBO 징계는 오는 22일 마무리되고 23일 고척 NC전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다만 추가 징계가 더해진 한현희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고척=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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