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금융감독체계 개편 급물살 타나(종합)

김진호 입력 2021. 9. 1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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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분된 감독체계 13년 만에 수술대 오를까
오기형 더민주 의원, 금융감독 체계 개편 법안 발의
금융위→금융감독위원회 개편..기능은 기재부 이관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란이 다시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사모펀드 사태 등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여권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2008년 이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 양분된 감독체계가 13년 만에 수술대에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과 금융권에 따르면 제21대 국회 들어 발의된 금융감독체계 개편 법안은 총 4건이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오 의원의 법안은 금융정책 기능과 금융감독 기능의 분리가 골자다.

현 금융위를 금융감독 업무에 관한 심의·의결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하고, 금융위가 수행해온 금융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로 이관하자는 것이다. 오 의원은 "현 금융감독체계는 금융정책과 감독 권한 모두 금융위에 집중돼 두 기능 간 견제와 균형이 상실됐다"며 "법안 정비를 통해 금융정책과 감독이 균형있게 작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 의원의 법안 발의로 정치권에선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가 재개될 분위기다.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며 금융 분야 화두로 감독 개편안이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오 의원이 잠잠하던 여론에 불을 지핀 셈이다.

국회 내 금융전문가로 꼽히는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금융감독 체계 개편’ 관련법을 조만간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개편안도 금융위를 기재부에 흡수·통합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국외와 국내로 이원화된 금융정책을 일원화하자는 것이다. 금융감독 부문은 ‘금융감독위원회’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로 이원화한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시 금융 공약과 같다. 문 대통령은 ‘금융정책과 감독, 소비자 보호’ 등 세 가지 기능을 각각 분리해 서로 견제하는 내용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정부 출범 이후 조직 개편은 이뤄지지 않았다. 가계부채 등 중요 현안이 많아 금융당국 체계 개편이 자연스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야당에서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 체제 개편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윤 의원 개편안은 금감원의 감독 기능을 축소하고 국회 통제권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금감원이 감독 업무에 전념하기 위해 은행 등 금융사에 대한 중징계 이상 징계권을 모두 금융위에 환원해야 하는 것이 윤 의원의 생각이다.

다만 이 같은 정치권의 금융감독 체계 개편 요구가 현 정권 내에서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커 보인다. 애초 정부조직 개편을 정권 초기 동력으로 해냈어야 하지만 현 상황에는 변화보다 안정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

실제 문 대통령은 금융감독 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민간 금감원장을 고집해 왔지만 최근 정통 관료 출신의 정은보 신임 원장을 내정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역시 현상 유지에 힘을 싣고 있다. 고 후보자는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을 통해 "현행 금융감독체계가 유지되는 방향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 말기인 현 상황에서는 금융감독 체계가 개편될 수 있을지 미지수가 많다"며 "다만 국회를 중심으로 강한 여론이 형성되면 내년 정권 교체 시 이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수는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회의원들의 입법활동을 뒷받침하는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금융감독체계 개편 필요성 및 입법과제’ 보고서를 통해 "금융산업정책과 금융감독정책의 분리를 통해 독립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고 금융감독기관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며 개편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입조처는 현행 체제에서 금융정책이 감독정책을 압도할 가능성이 있고 감독 정책이 경기 대책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으므로 금융위 소관업무 중에서 금융감독에 관련된 부분은 모두 금융감독기관의 업무로 이관하고 금융위의 지도·감독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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