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황선홍호는 신속 출범했지만, U20 대표팀은 1년 째 답이 없다

서호정 기자 2021. 9. 16. 14:45
음성재생 설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풋볼리스트] 서호정 기자 = 23세 이하 국가대표팀(이하 U-23 대표팀)은 A대표를 제외한 국가대표 시스템의 최상단에 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의 성과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만큼 A대표팀에 준하는 지원이 향한다. 선임되는 감독들도 이름값, 프로에서의 성과, 경험 등이 A대표팀 못지않다. 


지난달 도쿄올림픽으로 김학범 감독 체제가 종료된 뒤 대한축구협회는 큰 공백 없이 차기 감독을 선임했다. 황선홍 감독이 바통을 받았다. 허정무, 김호곤, 박성화, 홍명보, 신태용, 김학범으로 이어지는 중량감 있는 감독 선임 패턴이 이어졌다. 전임 지도자 출신으로 U-23 대표팀을 맡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까지 팀을 이끌었지만 급성백혈병으로 사임했던 故 이광종 감독이 유일하게 예외였던 선임이었다. 


조속하게 황선홍호로 출범한 U-23 대표팀과 달리 그 아래 연령대 대표팀은 운영이 근 1년 가까이 멈춰 있다. U-20 대표팀은 2020년 11월 30일 울산에서의 국내훈련이 마지막 활동이었다. U-17 대표팀도 2020년 11월 5일 남해스포츠파크에서의 소집 훈련이 끝이다. 


대외적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변수 문제가 컸다. 2021년 열릴 예정이던 U-20 월드컵(인도네시아 개최, 2023년으로 연기)과 U-17 월드컵(페루 개최, 2023년으로 연기)이 모두 취소되면서 연령별 대표팀 운영의 명목상의 목표가 흐릿해졌다. 대한축구협회도 A매치 중단으로 인한 중계권, 입장권 수입 저하로 2021년 운영이 위축되면서 그 타격을 연령별 대표팀이 안게 됐다. 


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과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최하는 대회의 개최 여부와 관계 없이 연령별 대표팀 시스템은 가동돼야 한다. 결과적으로 해당 연령 선수들이 1, 2년 뒤에는 윗 연령대로 가는 미래 동력이기 때문이다. 


U-23 대표팀 운영은 크게 보면 아시안게임, AFC U-23 챔피언십, 올림픽의 3분기로 나뉘어진다. 이 중 U-23 챔피언십에 즈음한 중반기 시기부터 U-20 대표팀 선수들이 U-23 대표팀 전력에 본격 합류한다. 만 20세 이상의 선수들은 신체적 성숙이 마무리 되기 때문에 1~2살의 기량 차를 극복한 월반 케이스가 부쩍 늘기 때문이다. 


지난 4년 동안 U-23 대표팀을 이끈 김학범 감독도 2019년 U-20 월드컵에서 두각을 나타낸 엄원상, 조영욱, 이강인, 오세훈, 이지솔과 연령대에 해당하는 정우영(소속팀 반대로 U-20 월드컵 참가 불발) 등을 2019년 가을부터 본격 소집했다. 최종적으로 올림픽에 간 것은 엄원상, 이강인 둘뿐이었지만 많은 선수들이 U-23 챔피언십 등의 과정에서 계속 경쟁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황선홍 감독도 당장 내년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는 1999년생들을 활용할 수 있다. 엄원상, 조영욱, 송민규, 이강인, 이지솔, 정우영, 오세훈, 전세진, 최준, 김태환 등 활용 자원이 풍부하다. 하지만 그 뒤에는 2001년과 2002년 출생 선수들이 주축이 돼야 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그들이 2004년 파리올림픽의 중심이 될 선수들이다. 


문제는 지난 1년 가까이 2001년, 2002년 출생 선수들이 연령별 대표팀과 축구협회의 관리에서 외면 받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감독이 공석이다. 감독 선임 작업으로 보면 U-23 대표팀보다 더 빠른 지난 6월 진행된 U-20 대표팀 사령탑은 여전히 답이 없다. 감독선임소위원회는 2019년 2002년, 2003년 출생 선수들을 이끌고 U-17 월드컵에서 8강 진출을 이끈 김정수 감독을 적임자로 결론 내고 최종 후보로 건의했지만 축구협회는 선임하지 않았다.


선수의 기량은 근본적으로는 소속팀에서의 활약으로 완성한다. 프로 1~2년 차에는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는 꾸준한 출전을 통한 기량 향상이 어렵다. 현재도 정상빈, 강현묵(이상 수원) 엄지성, 허율(이상 광주) 고영준(포항), 이진용(대구), 오현규(김천) 정도를 제외하면 2001년생, 2002년생들은 출전부터 고전하고 있다. K리그가 22세 이하 선수 의무 기용이라는 로컬룰을 가동하고 있지만 기회는 역시 21세, 22세 선수 쪽에 집중되는 편이다. 


U-20 대표팀 입장에서는 소속팀 못지 않게 소집 훈련과 국제 대회 참가를 통한 선수 관찰이 필요한데 이 작업이 근 1년 간 멈춰 있다. 결국 이 공백은 아시안게임 이후 황선홍 감독에게도 고스란히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감독선임소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김판곤 전력강화위원장은 16일 황선홍 감독 선임 브리핑에서 이 부분의 문제를 인정했다. 그는 "송구하게 생각한다. 협회 내부 변화도 있었고, 나름의 대처가 어려웠다. 코로나 등의 변수로 준비되지 못했다"라고 말한 뒤 "빠르게 잘 준비하겠다. 모든 연령별 대표팀에 리더쉽이 세워져 관리,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완전히 만들도록 하겠다"라고 빠른 조치를 약속했다. 


가장 중요한 건은 기술 파트의 결정에 대한 대한축구협회의 신속한 판단이다. 국제대회 연기라는 명목 속에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방치하면 결국 A대표팀의 미래에도 지장을 준다. 월드컵과 올림픽, 아시안게임 같은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달콤한 성과에만 몰두해서는 대표팀 전체 운영의 미래는 어두워실 수 밖에 없다.


사진=대한축구협회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