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는 지주사로 변신, 8개 자회사는 친환경 사업 주력

강병철 2021. 9. 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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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다음 달 1일부로 신설 법인 ‘SK배터리(가칭)’와 ‘SK이엔피(가칭)’를 분할하게 됐다. [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석유개발(E&P)사업의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혁신에 나섰다. SK이노는 16일 임시 주주 총회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와 석유개발 사업을 분할하기로 하고, 다음 달 1일부로 신설 법인 ‘SK배터리(가칭)’와 ‘SK이엔피(가칭)’를 출범시킨다. SK이노가 신설 법인의 발행 주식을 소유하는 물적 분할 방식으로 이뤄진다. SK이노는 신설 법인 지분의 100%를 각각 갖고,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는 신설되는 회사로 각각 옮겨진다.

해당 사업의 분할에 따라 SK이노는 8개 자회사를 거느리는 SK그룹 내 중간 지주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친환경 그린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사업개발, 인수합병(M&A)을 통해 제2, 제3의 배터리와 분리막 사업을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김준 SK이노 총괄사장은 “각 사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더욱 높여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겠다”며 “회사 분할을 계기로 각 사에 독자적인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질적·양적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1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와 석유개발 사업 분할안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SK이노는 1962년 국내 첫 정유회사인 대한석유공사로 출범했다. 80년 선경그룹(현 SK그룹)에 인수된 뒤 82년 유공으로 개명했다. 97년 SK㈜(현재 SK㈜와 다른 회사)로 이름을 바꿨고, 2007년 지주회사 SK㈜와 사업회사 SK에너지로 분할하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시작했다. 2011년 나머지 석유화학 사업을 분사하면서 ‘SK이노베이션’으로 탈바꿈했다.

중간 지주회사는 SK그룹 내에서 낯선 모습이 아니다. 이미 SK그룹 내에는 SK케미칼, SK가스, SK D&D, SK플라즈마,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중간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가 있다.

현재 SK그룹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투자전문 지주회사 SK㈜(옛 SK C&C)를 정점으로 SK이노와 SK디스커버리 등을 중간 지주사로 두는 형태로 그룹이 운영되고 있다. SK하이닉스를 보유한 SK텔레콤도 11월 ‘SK텔레콤’(존속회사)과 ‘SKT신설투자’(가칭)로 분할돼 그룹 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중간 지주회사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석유개발 사업 분할 전후. [자료 SK이노베이션]


SK이노가 변신에 나선 가운데 자회사들도 혁신(이노베이션)에 나서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회사는 이달 1일부터 이름에 붙은 화학을 떼고 SK지오센트릭으로 사명을 변경한 SK종합화학이다.

SK지오센트릭은 지구와 토양을 뜻하는 ‘지오(geo)’와 중심을 뜻하는 ‘센트릭(centric)’을 조합했다. 지구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폐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세계 최대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국내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연간 90만t 규모)에 해당하는 폐플라스틱 설비를 확보하겠다”며 “이를 위해 2025년까지 국내외에 약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상장에 성공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주력 사업인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전기차 103만대분에 해당하는 연간 10.3억㎡ 생산 능력을 보유한 가운데 폴란드와 중국 등지에서 추가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분사가 승인된 SK이엔피(가칭)도 기존의 석유개발 사업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CCS) 사업에 진출해 친환경 그린 비즈니스 분야로 전환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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