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판곤 위원장 "김학범 감독 연임도 고려했지만 본인이 거절"

허인회 기자 2021. 9. 1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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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김판곤 전력강화위원장이 황선홍 U23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설명했다.


16일 오전 10시 황선홍 U23 대표팀 감독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5일 황 감독을 공식 선임한 바 있다. 황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예선부터 U23 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황 감독에 앞서 김판곤 전력강화위원장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황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했다. 김학범 감독 연임 가능성도 열어뒀으나 해당 사안은 김 감독이 직접 거절했다고 밝혔다. 세심한 검토 끝에 여러 후보 중 최종 2명의 감독을 축구협회에 추천했고, 황 감독으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 황 감독 선임 과정


전력강화위원회 내 감독 선임 소위원회에서 지난 8월 16일 도쿄올림픽 리뷰를 거쳐 8월 26일에 감독 선임에 관한 회의를 가졌다. 1차 회의에서 감독 선임 기준과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대표팀 선수 육성의 연속성과 안정화를 위해 김학범 감독 연임을 포함해, 미래지향적인 취지로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감독들을 염두에 뒀다. AFC 아시안컵 예선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까지 준비하기 위해 소속이 없는 감독 중 풍부한 경험이 있고, K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낸 감독 중 리더십이 좋은 감독을 선임하려고 했다. 약 22명의 감독이 부합했고, 해당 감독들의 프로필, 축구 성향, 장단점 등을 모두 살펴봤다. 이후 김학범 감독을 포함한 7명의 후보가 정해졌다. 각각 감독 의향이 있는지와 계약 상황을 알아봤다. 9월 3일 2차 회의에서 위원장이 직접 유선, 또는 대면을 통해 감독 후보들과 소통했다. 6명의 감독들이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김학범 감독은 본인의 소임은 끝났다고 피력했다.


이날 회의에서 10월 내 새 감독을 선임할지, K리그가 종료되는 11월까지 기다릴지에 대한 방향성을 논의했다. 논의 결과 10월 대회를 새 감독과 함께 치르는 것이 아시안게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9월 8일 세 번째 회의에서 소속이 없는 분들을 대상으로 다시 한번 축구 성향, 팀 운영 스타일 등에 대해 논의했다. 장단점이 모두 존재했다. 국제 대회 부재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이 부분이 잘 해결되는 것과 팀 연령대에 맞는 합리적인 운영 방안이 있다면 감독 선임을 빨리 진행하려고 했다. 반대의 경우에는 11월까지 기다리려고 했다.


약 14개 문항의 질문을 바탕으로 면담을 실시하고 회의에서 보고했다. 9월 10일 3명의 감독과 미팅을 통해 질문을 토대로 이야기를 나눴다. 9월 11일 위원회에 보고했다. 황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을 향한 국민들의 관심을 인지하고 있다. 빠르고 적극적인 플레이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색깔의 팀을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김학범 감독의 축구를 지켜봤고, 적극적이고 투쟁적이며 전방에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플레이를 보며 '축구는 저렇게 하는거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감독이 되면 수비적인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해당 연령대 선수 파악도 잘 돼 있다.


황 감독은 강력한 의지와 함께 본인의 축구 철학을 통한 한국형 축구 구축 열정을 드러냈다. 김학범 감독의 좋은 점을 살리고 부족한 점을 개선해서 좋은 팀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자신의 약점은 소통의 부재라고 설명했다. 코칭스태프와의 협업을 통해 국제경험과 연령별 대표팀 선수 파악 등에 대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당 보고를 바탕으로 위원회는 최종 두 명의 감독을 축구협회에 추천했다. 축구협회는 황 감독을 결정했다.


- 황 감독에게 기대하는 바는?


황 감독은 K리그 우승 2번과 FA컵 우승 경험이 있다. 지도력에 대한 확실한 검증을 거쳤다. 포항에 있을 때도 젊은 선수들을 상당히 잘 육성했다. 어린 연령대는 감독의 합리적인 운영 방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황 감독이 선수들과 잘 소통할 수 있고, 스태프들과도 합리적인 팀 운영을 통해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있다.


- 김 위원장의 영향력이 줄었다는 우려가 있다.


변한 건 없다. 나는 국가대표팀 운영에 대한 자문을 담당한다. 팀이 잘 운영될 수 있게 자문하고, 감독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다면 축구협회에 요청을 해서 운영이 잘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 강화위에서 황 감독의 약점이라고 꼽은 소통의 부재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인가?


개인적으로는 황 감독의 약점이 소통의 부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전에 같이 일한 적이 있다. 외국인 선수나 기자들과의 소통 부재라고 볼 수 있다. K리그에서 이미 지도력을 인정받은 감독이다. 국제 대회는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김학범 감독은 항상 8강전에서 휘청거렸다. 올림픽 때도 마찬가지였다. 황 감독은 국제 대회 경험 부족에 대한 계획을 상세히 말해줬다.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 계약기간이 2024년 파리 올림픽까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중간 평가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올림픽까지 장기적으로 시간을 들였으면 한다. 국민 정서상 아시안게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최근 두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땄기 때문이다. 축구협회는 적어도 결승전에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정에 있어 경기력이 중요하다. 금메달을 따면 금상첨화다. 그 과정에서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 U20 대표팀 선수들이 전력에 합류하며 시너지를 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졌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축구협회에 여러 변화가 존재했고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점도 있다. 코로나19 변수도 있다. 모든 연령을 관리하고 좋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완전체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 김학범 감독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고맙게 생각한다. 지난 2018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한국 축구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따 큰 기쁨을 줬다. 그 계기를 통해 한국 축구가 부활했다. U23 챔피언십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에 10회 연속 진출 쾌거는 상당한 성과다. 결과뿐만 아니라 더블스쿼드를 운영하며 상당히 많은 대표팀을 육성했다. 한국의 강점을 살린 속도, 전방 압박을 통한 경기 지배 등 좋은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감독을 상당히 높이 평가한다. 올림픽 1경기에서 실수한 점을 빼면 모두 훌륭했다. 이를 발판으로 한국 축구에 큰일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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