쐐기 2타점 오태곤 "백업 역할 맞춰 준비, 팀 도움 돼 기쁘다"

차승윤 2021. 9. 1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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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외야수 오태곤. 인천=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올 시즌 득점권 부진에 빠졌던 대타 오태곤(30·SSG)이 오랜만에 적시타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오태곤은 15일 인천 한화전에서 8회 초 대수비로 나와 8회 말 2사 만루에서 좌선상 2타점 2루타를 날려 SSG의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SSG는 후반 쉽게 달아나지 못했다. SSG는 7회 말 3연속 밀어내기 득점으로 역전까진 성공했지만 시원한 추가 득점을 내며 달아나는 데는 실패했다. 8회 역시 시원한 타격과는 거리가 있었다. 선두 타자 추신수가 좌중간 안타로 출루한 후 대주자 안상현으로 교체됐지만 김강민이 3루수 땅볼을 치면서 누상에서 지워졌다. 이어 최정과한유섬이 안타, 최주환이 삼진을 당했지만 안타 2개 모두 내야안타에 불과했다. 주자를 쌓고도 시원하게 불러들이지 못했다.

답답한 상황을 해결한 건 전 이닝 대수비로 나온 오태곤이었다. 대타로 나온 고종욱 대신 교체돼 1루수로 출전한 오태곤은 8회 말 2사 만루 상황에서 쐐기 타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오태곤은 한화가 8회를 맡기기 위해 올린 윤호솔과 승부에서 파울 3개를 기록하며 끈질기게 버텨냈다. 결국 윤호솔이 던진 7구 133㎞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3루 방향으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냈다.

운도 따랐다. 땅볼 타구였지만 3루수 노시환 앞에서 바운드가 크게 걸리면서 야수의 키를 넘기는 좌선상 2루타가 됐다. SSG는 3루 주자 김강민과 2루 주자 최정이 홈을 밟으며 이날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좀처럼 살려내지 못하던 득점권 기회를 드디어 살려냈다. 올 시즌 타율 0.259·20타점을 기록 중인 오태곤은 외야와 1루를 소화하면서 최근 대타와 대수비로 출전 중이다.8월 이후 3타석 이상 소화한 경기가 3경기에 불과하다. 선발 타자가 아닌 만큼 득점 기회 때 나서기 마련인데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주자 있는 상황에서 타율 0.316을 기록해 주자 없는 상황(타율 0.188)보다 강했지만, 주자 1루 상황(타율 0.500)은 강해도 득점권 상황(타율 0.178)을 좀처럼 살려내지 못했다. 타율과 득점권 타율은 수렴한다는걸 고려하더라도, 주전이 아닌 백업으로 대타로 기용되어야 할 오태곤에게는 씁쓸한 기록이다.

선수 본인에게도 부담이 없을 수 없지만 결국 이날은 기회를 살려냈다. 오태곤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올해 득점권을 많이 놓쳤다. 적시타가 너무 안 나와 이번엔 나오겠지하고 마음 편하게 쳤다”며 “바운드도 따라줬다. 운이 좋았다”고 오랜만에 나온 적시타에 소감을 전했다. 오태곤은 이어 “경기를 많이 안 나가다 보니 나갈 때 한 번씩 주자가 득점권에 나가 있는 기회가 걸린다”면서 “최대한 나갈 때만이라도 안타와 타점을 많이 올리고 싶다. 팀에 보탬이 돼 기쁘다”고 전했다.

역할에 맞게 준비 과정도 상시 대기로 맞춰놓고 있다. 오태곤은 “처음에는 선발 명단에 올라가고 싶은 욕심이 많았다”면서도 “그렇지만 여건상 팀 성적이 나와야 나에게도 좋은 것이다. 경기에 많이 출전하는 게 우선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어진 역할은 대타, 대주자, 대수비다”라며 “그에 맞춰 잘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뒤에서 티볼 등을 치며 준비를 잘해놓고 있다”라고 역할에 맞게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올해 첫 수훈 선수로 선정된 오태곤은 남은 시즌에 대해서도 각오를 다졌다. 오태곤은 “올 시즌 인터뷰석에 처음 앉은 것 같다”며 “이 자리에 자주 오고 싶다. 남은 기간 더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차승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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