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참사'에서 건진 에이스 박세웅

2021. 9. 1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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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의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역투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에 다녀온 그는 후반기에 특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내가 잘해서 팀을 상위권에 올려놓고 싶다.”

후반기 평균자책점 1위 박세웅(26·롯데 자이언츠)의 다부진 각오다. 2017년 가을을 떠올리며, 올해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박세웅의 커리어하이 시즌은 4년 전이다. 2017년 12승 6패, 평균자책점은 팀 내에서 가장 낮은 3.68을 기록했다. 롯데는 ‘안경 에이스’의 활약 속에 2012년 이후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박세웅에게 아쉬움도 진하게 남아 있다. 2017년 전반기를 평균자책점 1위(2.81, 9승 3패)로 마쳤으나, 후반기엔 5.07(3승 3패)로 흔들렸다. 포스트시즌에서도 4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은 정반대다. 개막 후 5월까지 2승 3패, 평균자책점 4.96에 그쳤다. 6월에는 평균자책점 2.77을 올려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뽑혔다. 국제무대를 경험하고 돌아온 뒤에는 더욱 강력해졌다. 후반기 5경기에서 5전 전승, 평균자책점 1.03을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1위, WHIP 1위(0.71, 이닝당 출루허용률)다.

박세웅은 “후반기에 늘 부진해서 고민이 컸다. 올해는 후반기 첫 등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산뜻하게 출발했다”며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에 다녀온 뒤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대결하면서 ‘내 공이 통하는구나’라고 느꼈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커브 구사율을 높인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그는 “군대에서 전역한 입단 동기 (포수) 안중열이 ‘내가 어떻게든 막아낼 테니 (원바운드 되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 있게 커브를 던져라’고 말한다. 그런 확신 속에 던져서 결과가 좋다”며 웃었다.

박세웅은 올 시즌 총 20경기에서 8승 6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와 앤더슨 프랑코가 평균자책점 4점대로 부진한 상황에서, 박세웅이 에이스 역할을 해준 덕분에 후반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롯데는 14일까지 후반기 승률 2위(0.615, 16승 10패 2무)를 기록, 가을 야구의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전반기를 마칠 때만 하더라도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NC에 7경기 차로 뒤졌으나, 이제는 3.5경기 차로 좁혔다.

5월 중순부터 지휘봉을 잡은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상위 팀과 격차를 더 좁혀나가면 점점 재미있을 것”이라며 “박세웅이 선발 등판을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매번 더 좋아진다”라고 했다. 벌써 박세웅에게 “포스트시즌에서도 잘 던져주길 바란다”며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박세웅은 “2017년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4년 전에는 동료들이 잘해서 포스트시즌에 올라갔다”며 “올해는 내가 잘해서 팀을 상위권에 올려놓고 싶다”고 강조했다. 4년 전 짜릿한 기억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롯데는 2017년 전반기 41승 44패 1무(7위)에 그쳤지만, 후반기에 39승 18패 1무(2위)로 선전하며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다.

박세웅은 “올해에도 2017년처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 후반기 들어 연패는 짧고, 연승은 길게 이뤄지고 있다. 선수 사이에서 ‘치고 올라가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집중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5위와의 격차가 멀다고 할 수 없지만, 가깝지도 않다. 박세웅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하다. 아직 35경기 이상 남아 있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 후반기 롯데의 상승세를 이끄는 박세웅은 자신감이 가득하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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