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 터치다운 5개, NFL 최고 스타된 한국계 머리
1740만 명의 미국인이 지난 14일(한국시간) 끝난 2021시즌 미국프로풋볼(NFL) 정규리그 1주차 16경기를 지켜봤다. 지난 시즌(1630만 명) 대비 시청자 수가 7% 증가했다.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다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기간 애리조나 카디널스 쿼터백 카일러 머리(24)가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쿼터 코리안’이다.
머리는 지난 13일 테네시 타이탄스전에서 5개의 터치다운(289 패싱 야드)과 1개의 인터셉트를 기록, 38-13 대승을 이끌었다.
프로 3년 차 머리는 이 경기에서 패스와 러시(달리기)가 모두 가능한 ‘멀티 쿼터백’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동료 품에 정확히 꽂히는 ‘택배 패스’가 특기인 그는 패스할 곳이 마땅치 않을 땐 직접 공을 들고 달렸다. 2쿼터 막판엔 엔드존까지 9야드를 직접 달려 터치다운을 성공하기도 했다.
NFL 정상급 쿼터백이라 해도 던지기와 달리기를 동시에 잘하는 경우는 드물다. TV로 이 경기를 본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는 트위터에 “아직 3쿼터 중반인데 머리가 터치다운 4개를 기록했다. 오늘 그는 신 같다”며 감탄했다.
CBS스포츠는 15일 “머리의 플레이는 마법 같았다. 마치 그라운드를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무제한 터보 부스트를 장착하고 사방으로 공을 뿌렸다.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가 될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애리조나는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머리는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프로야구(MLB)와 NFL 드래프트에서 모두 1라운드에 뽑혔다. 2018년 MLB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9순위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지명된 그는 야구를 포기하고 이듬해 NFL 드래프트에 참가해 전체 1순위로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었다.
키 1m78㎝, 체중 94㎏의 그는 리그 정상급 쿼터백에 비해 체구가 작다. 그러나 빠른 발과 ‘총알 패스’로 열세를 극복했다. 머리의 아버지 케빈은 텍사스 A&M대 시절 쿼터백으로 이름을 날렸다.
첫 시즌인 2019시즌 ‘올해의 신인 공격수’에 오른 머리는 2년 차인 지난 시즌엔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만년 하위 팀인 애리조나를 중위권(8승 8패)으로 끌어올렸다.
머리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엔 영문 ‘그린라이트(Green light)’와 한글 ‘초록불’이 나란히 적혀 있다. 선수 인생에 청신호를 켜겠다는 뜻이다. 한국인과 흑인의 혼혈인 머리의 어머니 미시(47)는 결혼 전 이름이 미선이었다. 머리는 어머니로부터 한국계의 자긍심을 물려 받았다.
그는 NFL 데뷔전 기자회견에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참석해 화제가 됐다. 지난 시즌엔 ‘KOREA’가 크게 쓰인 후드티를 입은 패션으로 주목받았다. 기분 좋은 출발을 한 머리는 “우리가 팀이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우리의 한계는 저 하늘이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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