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야밤 담화 "文 SLBM 참관 '우몽'..북남관계 완전파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5일 “북남관계는 여지없이 완전파괴에로 치닫게 될 것”이라며 파국을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 7번째로 성공한 한국 해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발사 모습을 참관한 뒤 “우리의 미사일전력이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에 충분하다”는 언급을 ‘실언’이라며 이같이 위협했다. 김 부부장은 “대통령의 실언이 사실이라면 소위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는 우몽하기 짝이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기자들따위나 함부로 쓰는 도발이라는 말을 망탕 따라하고 있는데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시한다”고 주장했다. 남북관계를 총괄하고 있는 김 부부장의 대남담화는 지난달 10일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한 지 36일만이다.
그러면서 “우리(북한)는 지금 남조선이 억측하고 있는대로 그 누구를 겨냥하고 그 어떤 시기를 선택하여 ‘도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당대회(지난 1월) 결정관철을 위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의 첫해 중점과제수행을 위한 정상적이며 자위적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꼬집어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남조선의 '국방중기계획'이나 다를바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은 지난 11일과 12일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이날 오후 12시 34분과 39분 평남 양덕 근처에서 각각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지난달 26일 끝난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하거나, 한미일 북핵회담 대표들의 회동(12~14일)을 염두에 두고 몸값 높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김 부부장은 이런 분석을 부정하며 자체적인 시간표대로 무기개발을 진행중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개발에 성공했다고 공언한 순항미사일을 최근에야 공개하면서 시험발사라며 정당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김 부부장의 담화는 SLBM 발사장에서 한 문 대통령의 언급이 알려진 지 4시간 만에 나왔다. 전직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문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이를 문제삼고 야밤에 곧바로 문제삼는 모습”이라며 “이는 남북이 같은날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더해 당분간 대화가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실명을 거론하면서도 천박한 표현을 쓰지 않았지만, “대통령까지 나서서 대방을 헐뜯고 걸고드는데 가세한다면 부득이 맞대응성격의 행동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자기(한ㆍ미)들의 유사행동은 평화를 뒤받침하기 위한 정당한 행동이고 우리의 행동은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으로 묘사하는 비론리적이고 관습적인 우매한 태도에 커다란 유감을 표하며 장차 북남관계발전을 놓고 우려하지 않을수 없다”고도 했다.
청와대는 “김 부부장 담화의 내용과 의도 등을 분석하고 있다”며 별도의 공식입장을 내지 않았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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