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 어눌해서" 뇌경색 80대 신고 두번이나 외면한 소방관

최종권 2021. 9. 15. 22: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소방청


충북소방본부 상황실 근무자가 80대 노인의 119 구조 요청을 두 번이나 제대로 접수하지 않아 7시간 넘게 방치됐던 사실이 드러났다.

15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80대 A씨는 지난 6일 오후 10시쯤 충주시 소재 자택에서 뇌경색을 쓰러졌다. 이후 A씨는 휴대전화로 119에 두 차례 도움을 요청했다. 첫 번째 신고는 받자마자 끊긴 탓에 ‘무응답 처리’ 됐고, 30여초간 이어진 두 번째 신고는 A씨 발음이 부정확하다는 이유로 접수되지 않았다.

구조대 도움을 받지 못한 A씨는 이튿날 오전까지 7시간 넘게 방치되다가 가족의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에게 나타난 구음장애(발음이 어눌해지는 현상)는 뇌경색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소방당국이 여러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발음이 어눌하다는 이유로 긴급 신고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셈이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당시 신고를 받은 상황실 근무자는 첫 번째 신고는 받자마자 끊어졌고, 두 번째 신고는 발음이 부정확해 의사소통이 어려워 접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며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해당 직원에 대한 감사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황실 매뉴얼 상 말이 어눌한 신고자의 신고가 접수되면 담당자는 주의를 기울이고, 접수된 신고는 출동을 원칙으로 한다”며 “해당 직원은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