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넘쳐나는 사람들이 지닌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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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기자]
오늘도 문득, 한숨을 쉬게됩니다.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고, 내가 누군가에게 건넨 말은 내 진심이 제대로 전해졌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에게 매일 같은 잔소리를 하는 것 같은데 달라지는 건 없어보입니다.
'여행 가고 싶다' 생각은 늘 하는데 어딘가로 훌쩍 떠나기에는 많은 것들이 걸립니다. SNS에는 좋은 곳에서 맛있는 것을 먹고 신상을 사들이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은 건지. 잘 차려입은 사람들과 활짝 웃는 사진을 올리는 저 친구는 늘 근사하고 나이를 먹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거울 속 나는 자꾸 세월의 흔적이 늘어가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누가 행복한가요? 정작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 인생은 흠하나 없이 완벽해.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해서 죽을 것 같아"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보셨나요? 글쎄요. 혹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완벽한 인생을 사는 사람을 솔직히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아이를 기르다보면 형제 중 한 명 정도는 엄마를 힘들게 합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착한 모범생 아이를 둔 사람이라도, 남편과의 소통은 잘 되지 않아 늘 관계가 삐그덕거릴 수도 있지요. 또, 남편과 아이들에게 큰 불만없이 살지만 시부모님과의 갈등으로 평생을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빠듯하고 부족한 사람은 돈 걱정 없이 사는 사람을 부러워하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또 사는게 그렇게 만만하지만은 않더군요. 그러니까 이 세상에 완벽히 행복한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행복한 사람, 완벽한 인생이라는 건 없습니다. 그런데 누구나에게 있는 게 단 하나 있습니다.
▲ 행복의 순간을 모으는 습관 |
ⓒ Pixabay |
빨래를 널러 베란다에 나갔는데 문득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보며 가을이 왔나봐,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무심코 던진 한 마디에 내 아이가 까르르 웃었던 순간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오랫만에 꺼내입은 스커트가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잠시 거울 앞에 서서 '제법 괜찮은데' 하며, 혼자 으쓱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100% 완벽한 삶이란 사실 없습니다. 그런데, 행복한 순간을 찾아내어 기억하는 사람은 있습니다. 그 사람이 그 순간에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내 삶의 행복한 순간을 지나치지 않고 마음에 새겨두는 훈련이 잘 되어 있는 사람. 잘 기억해두는 사람. 그 기억들이 모이면 조금씩 조금씩 삶의 기억 창고에는 행복이 쌓여갑니다.
그런 창고가 내 안에 채워져 있다면, 내 삶이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여행을 가고 사진을 찍는 이유는 그 아름다운 순간을 남겨두고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하루하루를 여행하듯, 여행지 속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사진을 찍듯, 소중한 순간과 아름다운 기억들을 찾아내는 취미를 갖는 것은 삶에서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행복한 순간을 잘 찾아내어 기억할 줄 아는 엄마가 아이에게 행복을 발견하는 방법도 가르칠 수 있습니다. 나에게 소중하고 중요했던 순간을 많이 이야기할 줄 아는 엄마와 자라는 아이들은, 그런 반짝이는 엄마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배워나가겠지요. 오늘 학교에서 다녀온 아이에게 "오늘 어땠어? 무슨 일 있었어? 공부는 잘했어?" 그런 물음을 던지지 말고 이야기해보세요.
"오늘 엄마가 아까 마트에 다녀왔는데. 저기 놀이터 앞에 너무 예쁜 나무가 서있는 거야. 그 나무 밑에 잠시 앉아 쉬다 왔는데. 그 순간에 우리 OO는 지금쯤 학교에서 뭘하고 있나 생각도 하고. 잠시 쉬면서 참 행복했어."
"오늘 아침 OO가 엄마가 만들어준 오믈렛 먹다가 너무 맛있다면서 그릇을 싹싹 긁어가며 먹었잖아. 그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하루종일 문득문득 생각하며 웃었어."
"아까 오후 두 시쯤 비올 때 무슨시간이었어? 오늘따라 빗소리가 정말 근사하더라. 엄만 그때 마침 커피 마시며 책읽고 있었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어."
그러면 아마 내 아이도 나에게 행복의 순간을 들려주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올 것 같습니다.
저는 순간순간 행복을 찾아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행복은 삶을 풍요롭게 해줍니다. 그러나 풍요롭기 위해서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같은 것을 보고 얼마만큼 감상할 수 있느냐에 따라 풍요와 빈곤이 나뉩니다. 그러니까 삶의 풍요는 감상의 폭이지요. - 박웅현, <책은 도끼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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