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불법행위' 따진다..머지 피해자들, 금융·e커머스사 집단소송(종합)

송승섭 입력 2021. 9. 15. 15:48 수정 2021. 9. 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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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16일 고소장 제출
소비자 260여명 참여 의사
'공동불법행위' 적용 검토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머지포인트' 본사 모습. 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대규모 환불 사태를 일으킨 머지포인트 피해자들이 금융사와 e커머스사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에 착수했다.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는 물론 사태에 연루된 업체들까지 제휴와 판매 과정의 책임을 따지기 위해서다. 머지포인트 판매를 통해 수익창출과 외형확대를 꾀했던 업체들도 재판장에 들어서게 되면서, 머지 사태가 대규모 법정 공방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머지포인트 피해자들의 집단소송을 맡은 강동원 법무법인 정의 대표 변호사가 이르면 이달 16일 손해배상청구 고소장을 제출한다. 참여 의사를 밝힌 소비자는 260여명이다.

집단소송 대상으로 금융사와 e커머스도 적시할 계획이다. 머지플러스는 연간 회원권을 판매할 당시 토스·페이코·하나멤버스 등과 연계한 이벤트를 벌였다. 정기 구독권 등 머지 서비스를 구매하면 각 사의 ‘머니’를 리워드로 지급하는 식이다. 티몬과 위메프, 11번가, G마켓과 같은 e커머스사는 이른바 ‘딜’로 불리는 추가할인을 내세우며 수시로 머지포인트 판매를 중개했다.

강 변호사는 “머지플러스가 잘못한 건 명백하다”면서 "금융사·e커머스도 (소장에) 같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회사를 포함시킬지는 검토 중"이라며 “머지플러스와 별개의 법리를 검토하는 것이 아닌 ‘공동불법행위’로 보고 있다"고 했다. 만약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면 머지플러스로부터 승소했음에도 돌려받을 돈이 없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동불법행위는 다수 주체가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행위를 말한다. 피해자의 증명책임을 덜어주기 위해 만든 민법상의 법리로 ‘고의’나 ‘과실’ 중 하나만 있어도 성립한다. 사전에 모의하지 않아도 연관성이 있거나 방조한 경우 책임을 일부 인정한다는 뜻이다. 누가 손해를 끼쳤는지 알 수 없는 경우에도 각각 연대해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게 된다.

강 변호사는 "통신중개업자의 경우 책임이 있어 보인다"며 "막연히 팔기만 하고 수익을 올렸다면 객관적인 공동행위가 있으면 불법행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e커머스 "개별 기업이 머지플러스 검증하는데 한계"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본사에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법조계에 따르면 공동불법행위는 자신의 행위가 손해발생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면책된다. 입증에 따라 배상책임을 줄인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재판이 시작되면 피고에 오른 업체들도 책임과 과실이 없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들은 중개도 아닌 이벤트였는데 머지사태에 과실이 있다고 보는 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머지포인트 프로모션을 진행한 금융사 관계자는 "머지플러스와 별도의 마케팅 제휴를 맺은 것도 아니다"라면서 "금융당국도 사전에 파악하기 어려웠는데, 기업이 기업을 검증하거나 확인하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항변했다.

e커머스사들은 환불이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 머지포인트 입점 당시 기본적인 확인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한 e커머스사 관계자는 "실무부서가 판매 초기 전자금융거래법에 관한 내용도 머지포인트에 묻고 금융당국과 협의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만약 계약 내용을 위반했다면 오히려 우리가 머지플러스를 고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머지 사태의 법적책임 유무와 별개로 대규모 소송전의 배경에 ‘경쟁심화’와 ‘검증소홀’이 있다는 지적이다. 업권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외형 확대에 급급한 업체들이 머지포인트를 성급히 판매하며 피해가 커졌다는 뜻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가 혁신인지 규제의 허점을 이용한 위법인지 구별하기 어렵고 시간도 걸린다”면서 “관련기업들이 신중히 접근해야 했으나 머지플러스의 제휴 가맹점과 가입자 수에 이끌려 계약을 체결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관련업체들이 검증에 소홀한 상태에서 제휴·판매사를 믿고 포인트를 구입한 피해자가 양산됐고, 이번 사태에 일조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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