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규제에 공시가 1억 미만 아파트 경매 '광풍'.. 30년 넘은 지방 단지에 50명 몰려

류태민 입력 2021. 9. 1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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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지 35년된 이 아파트에는 50명의 응찰자가 몰린 끝에 감정가 4800만원의 2.5배에 육박하는 1억1823만원에 낙찰됐다.

감정평가 시점이 지난해 8월인 탓에 감정가가 1억4300만원으로 시세보다 저렴한데다 공시가격이 1억원 미만인 단지인 탓에 수요가 몰린 것이다.

전북 익산시 마동 2단지 52㎡는 지난달 2일 23명이 응찰해 감정가(6500만원)의 1.5배에 달하는 1억200만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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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율 낮은 법인 낙찰 증가
규제 빈틈 노린 투자 기승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지난달 30일 충주지방법원에서 열린 법원 부동산 경매에서 가장 뜨거운 물건은 충북 충주시 교현동 소재 남산1단지의 47㎡(전용면적)짜리 소형아파트였다. 지은지 35년된 이 아파트에는 50명의 응찰자가 몰린 끝에 감정가 4800만원의 2.5배에 육박하는 1억1823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의 낙찰자는 개인이 아닌 법인으로 확인됐다.

법원이 실시하는 부동산 경매에서 공시가격 1억원 미만의 저가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수도권 외곽은 물론 최근 충남·충북·전북·강원 등 지방 아파트 경매에서도 수십명의 응찰자가 몰리는 등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특히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양도소득세 과세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법인을 통한 우회 낙찰 등 규제의 빈틈을 노린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15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6월초 경기 동두천시 지행동의 송내주공 2단지 52㎡ 경매에는 한꺼번에 64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감정평가 시점이 지난해 8월인 탓에 감정가가 1억4300만원으로 시세보다 저렴한데다 공시가격이 1억원 미만인 단지인 탓에 수요가 몰린 것이다. 이 물건은 결국 낙찰가율 152%인 2억1738만원에 낙찰됐다. 마찬가지로 낙찰자는 법인으로 조사됐다.

낙찰가율이란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다. 감정가 1억원 짜리 아파트에 낙찰가율 152%라면 1억5200만원에 낙찰됐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1억원 미만 단지가 많은 전북 익산·군산과 강원 원주·강릉 일대에서도 응찰자가 두자릿수를 넘기는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전북 익산시 마동 2단지 52㎡는 지난달 2일 23명이 응찰해 감정가(6500만원)의 1.5배에 달하는 1억200만원에 낙찰됐다. 강원 강릉시 입암동 주공6단지 59㎡도 응찰자 20명 낙찰가율 126%를 기록했다. 두 단지 모두 지은지 30년을 훌쩍 넘긴 노후 아파트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의 겹 규제가 오히려 지방의 낡은 소형아파트로까지 투자의 타깃이 되는 역효과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최근 법인 명의의 경매 낙찰이 늘어나는 것 역시 규제를 피하기 위한 회피 현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올해 6월 1일부터 개인이 1년 미만 보유한 주택을 매매할 경우 양도세율은 70%로 강화됐지만 법인 세율은 기본세율(10∼25%)에 20%포인트를 추가한 45%가 최대치다. 예를 들어 양도차익이 1억원이라면 개인이 내야하는 양도세는 7000만원이지만, 법인은 최대 4500만원만 내면 되는 것이다. 개인이 부과하는 세율이 워낙 높다 보니 법인의 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이다.

취득세도 마찬가지다. 법인의 취득세율은 주택 수와 관계없이 12%지만 수도권과밀억제권역(서울 전 지역, 인천·경기 일부지역) 밖에 사무실을 둔 법인이 공시가 1억원 미만 주택을 매수할 경우 취득세율은 1.1%로 낮아진다.

지방 저가주택 경매가 과열로 치달으면서 부작용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매매시장보다 저렴하다는 인식으로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다만 경쟁 과열로 낙찰가가 너무 높아지면 ‘승자의 저주’가 발생할 우려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가 늘면 일대 집값이 급격히 올라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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