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해?] '보이스', 진부한 캐릭터와 서사..'관객 경험'이 살릴까

류지윤 2021. 9. 15. 08:3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화 '보이스'가 범죄액션물의 탈을 쓰고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이 중국에 있는 조직의 본부에 침투해 보이스피싱 업계 설계자 곽프로(김무열)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범죄 액션이다.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 것 같지만 어딘가에서 또 벌어지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보여주며 허구적 설정으로 달려왔던 영화를 다시 현실 속으로 가져다 놓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서운 이야기3' 김선·김곡 형제 감독 연출

영화 '보이스'가 범죄액션물의 탈을 쓰고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보이스피싱을 구체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초반에 강렬하게 치고 나가지만 범죄 액션물의 답습을 반복하며 힘을 잃는다.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이 중국에 있는 조직의 본부에 침투해 보이스피싱 업계 설계자 곽프로(김무열)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범죄 액션이다. '무서운 이야기 3', '화이트:저주의 멜로디' 등을 연출한 김선·김곡 형제가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2017년 2만4259건에서 2019년 3만7667건으로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자막으로 문을 열며 시작부터 현실을 강조한다.


전직 형사였던 서준이 보이스피싱의 본거지를 추적해 중국으로 넘어가며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는데, '보이스'가 보여주는 실체는 경악스럽다. 치밀하게 조작된 보이스피싱 방법과 예상을 뛰어넘는 거대한 규모의 본거지에 식은 땀이 난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으로부터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받는다. 누군가는 '보이스 피싱에 누가 속아'라고 가볍게 넘길 수 있겠지만 영화 '보이스'는 범죄집단이 어떻게 타깃을 정하고 파고드는지 보여준다.


이들은 마치 보이스피싱 대회라도 열리는 듯, 여러 명의 사람이 한 팀으로 경찰, 변호사, 검사, 은행원이 돼 유출된 개인정보를 토대로 '즐겁게' 공략한다. 곽프로는 무지와 무식이 아닌 희망과 공감을 파고 들라고 소리친다.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하고, 가짜 어플, 홈페이지를 그럴 듯하게 만들어 피해자를 낚는 모습은 작정하고 이들의 타깃이 된다면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란 생각이 절로 든다. 그 동안 몰랐던 범죄 집단의 이해관계와 시스템이 보이스피싱 범죄가 왜 기승을 부릴 수 밖에 없는지 설명한다.


'보이스'의 미덕은 여기까지다. 정보를 스릴과 박진감 넘치게 전달하지만 설정이 작위적이다. 어떻게 흘러갈지 뻔함이 보인다. 거대 규모의 중국 콜센터를 덮치고 이들을 무력화시키는 역할을 서준 혼자 해낸다. 서준이 전직 경찰 출신이란 단서가 달리지만 혼자서 수많은 범죄자들과 격투를 벌이고 범죄를 막아내는 활약은, 쾌감보다는 앞서 쌓아온 현실감을 무너뜨린다.


또 보이스피싱 단체를 일망타진하려 공을 들여온 한국경찰이 A부터 Z까지 한서준에게 의존한다. 서준을 히어로가 될 수록 나머지 인물들은 색을 잃어간다.


뻔한 설정들 속에서도 깊은 욕망에 가득찬 김무열의 악역 연기는 빛이 난다. 콜센터들의 작업자들을 휘어잡는 언변과 지능, 카리스마를 곽프로 안에 담아냈다. 그러나 캐릭터 자체는 한서준처럼 진부하다.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 것 같지만 어딘가에서 또 벌어지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보여주며 허구적 설정으로 달려왔던 영화를 다시 현실 속으로 가져다 놓는다. 배우 변요한은 '보이스'를 보이스피싱 백신 영화라고 홍보하며 "목표는 조심성을 일깨운다"라고 영화가 가지는 색깔을 분명히 했다.


결국 많이 아쉬운 캐릭터와 서사를, 직간접적으로 보이스피싱을 경험한 관객들의 '기억'이 강하게 메꿔줘야 하는 셈이다. '보이스피싱 백신 영화'라는 목적이 '보이스피싱 경험'과 얼마나 결부해 관객에게 다가갈 지가 흥행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5일 개봉. 러닝타임 109분.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