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청년기자단] 장애인 차별, 보이지 않는다고 해결된 문제인가
시대가 바뀌었어도 외면하고 있는, 바뀌지 않는 현실은 또 있다. 바로 장애인 차별이다. 최근 진주교육대학교가 장애인 학생의 입학성적을 조작해 부당하게 떨어트리는 사건이 있었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느냐고 말하겠지만 불과 3년 전의 일이다. 물론,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차별은 많이 없어졌다. 장애학생지원센터도 대부분의 학교에 설치되어 있고 사회통합전형을 의무화했다는 점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나아진 현실에 가려 장애인 차별이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아서 장애인 인권이 많이 증진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게 가장 위험하다. 보이지 않으면 경각심을 가질 수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기회도 없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는 한 반에 장애인 친구가 꼭 한 명씩 있었다. 짝꿍도 하고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에서 장애인을 보기 힘들었다. 대학에 와서 장애인을 취재하기 위해서는 물어 물어 취재원을 구해야 할 정도였다. 수업에서는 물론이고 학교에서 마주치는 일은 거의 없다. 사실 막연하게 ‘장애인은 왜 학교에서 볼 수 없을까’라는 의문은 있었지만 이해도는 높지 않았다. 나조차도 장애인 특별전형은 대학에 더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관문이라고 생각해서였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 특별전형은 장애인에 대한 부족한 이해도와 편견이 만든 총집합체다. 장애 유형에 따른 구분도 되지 않고 있고 교대나 사범대, 의대를 비롯한 일부 학과들에서 장애인 특별전형이 운영되지 않고 있다. 또한, 장애인 중에서도 장애 유형과 증상 정도에 따라 구분해 경증장애인과 중증장애인을 고르게 뽑을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대부분 그마저도 반영되고 있지 않다.
장애인이 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어렵지만, 대학을 준비하는 과정도 녹록지 않다. 대학입시는 정보싸움이라는 말이 있다. 정보는 곧 대학입시에서 우위를 점하는 중요한 열쇠라는 의미다. 한 해만 해도 수백 수천 개의 입시 설명회가 열리고 정보싸움에서 더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고액을 들여 컨설팅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과열된 사교육 시장에서 장애인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의 문턱은 높디높다. 진학 상담 선생님은 물론이고, 전문 사교육 기업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데이터 정보는 현저히 부족하다. 심지어는 대학에서 대학입시요강 자료를 PDF 파일로만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PDF 파일은 텍스트 대체가 되지 않아 시각장애인은 자료를 이해하기 힘들다.
장애인 특별전형을 시행한 지 30년이 되어간다. 그렇지만 실제 전문가는 장애인 특별전형이 시작됐던 1995년이 오히려 관심이 높았다고 말한다. 처음 장애인 특별전형이 시작할 때는 누가 처음 장애인 특별전형으로 입학하는지 어떻게 운영되는지 언론 보도와 관심이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아는 상식적인 차별은 사라졌을지언정 여전히 대학입시 현실에서 장애인은 소외받고 있다. 내 기억 속에서 마지막으로 어울렸던 장애인 친구는 너무 어린 모습이다. 대학에서도 또래의 장애인이 많아져 모두가 동등한 기회를 갖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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