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조기 테이퍼링 어렵다' 美 인플레 둔화에 국채값↑·달러 ↓(종합)

뉴욕=백종민 2021. 9. 15. 05: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8월 CPI 상승폭 둔화에 9월 아닌 11월 테이퍼링 발표 기대 확산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 대비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인플레이션 수준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분석 속에 미 국채값이 상승하고 달러 가치는 하락했다.

미 노동부는 14일(현지시간) 8월 CPI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0.4%와 전달의 0.5% 상승 대비 상승 폭이 둔화했다. CPI는 지난 6월에 0.9%, 7월 0.5% 각각 상승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8월 CPI는 전년 동월대비로는 5.3% 상승해 전월의 5.4%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유류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상승 폭이 더욱 낮았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1% 올라 시장 예상치 0.3%를 상당폭 밑돌았다. 연간 기준으로도 4.0% 상승에 그쳐 예상치 4.2%와 전달의 4.3% 대비 상승 폭 둔화가 두드러졌다.

인플레 상승을 주도했던 중고차 가격이 1.5% 하락했고 호텔과 항공료 역시 7월 대비 내림세였다.

CNBC 방송은 8월 CPI가 연간 기준으로는 13년 만에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상승이 진정될 수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CPI가 Fed의 테이퍼링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번 CPI는 Fed가 다음 주 예정된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Fed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강조해왔지만 통화 정책 목표 중 인플레이션은 이미 충족된 것으로 파악하고 고용목표를 고려해 테이퍼링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8월 CPI 상승세가 둔화가 백악관과 Fed가 반길 소식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Fed와 함께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인플레 상승효과로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투자 정책에도 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백악관도 지나친 인플레이션을 경계 중이다.

재러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은 "8월 CPI가 백악관과 Fed, 대다수의 전문가들 예상과 일치했다. 우리는 앞으로도 주의 깊게 지표를 관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Fed가 지난주 발표한 베이지북이 8월 경기가 소폭 하락했다고 언급했고 8월 고용도 기대에 크게 못 미친 데다 인플레이션마저 둔화 조짐을 보이는 상황은 9월 FOMC에서 테이퍼링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 위원들의 발언을 토대로 Fed 위원들이 11월 테이퍼링 실시를 위해 9월에 합의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내셔널 증권의 아트 호건 수석 투자 전략가는 "Fed가 9월 회의서 테이퍼링을 논의하겠지만 11월 회의에서 연내 시행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세퍼드슨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경제지표 둔화는 시장과 Fed의 물가 상승 예상을 완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오나 신코타 시티 인덱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약해지면서 투자자들은 Fed가 조기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Fed가 연내 테이퍼링을 사실상 예고한 상황에서 9월 FOMC에서 테이퍼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으면 11월 FOMC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 주요 외신도 대부분 전문가가 9월이 아닌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도 이런 평가를 반영했다. 이날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CPI 발표 후 낙폭을 키우며 0.047%포인트 내린 1.277%를 기록했다. 국채값이 상승한 것이다. 국채금리가 하락하자 달러화는 상승세가 꺾였고 금값이 온스당 1800달러대를 회복했다.

달러 상승세가 둔화한 것은 테이퍼링 결정 시점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 둔화 소식에 상승 출발한 뉴욕증시 주요 지수도 다시 조정 받으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고 인플레이션 우려를 안심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WSJ은 많은 경제학자가 4분기에 더 큰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택임대료 상승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CPI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8월 주택임대료는 전달 대비 0.3% 상승했다. 주택임대료는 CPI 상승의 30%를 차지한다.

짐 케이런 모건 스탠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택 임대료 상승이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이 하락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