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측근이 롯데호텔 38층에? "전 재산 걸고 조·박 안 만났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고발 사주’ 의혹의 불똥이 14일 국민의힘 내부로 옮겨붙었다.
윤석열 캠프가 전날(14일) 의혹 제보자 조성은씨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외에 '성명불상자 1인'을 고발하면서 이 사람을 ‘특정 선거캠프 소속’이라고 명시하면서다.
이어 제보자 조씨가 이날 페이스북에 “기자들의 공통된 질문이어서 정리한다”며 홍준표 캠프 조직본부장인 국가정보원 출신 이필형씨의 실명을 적고는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다”고 밝혔다. 최근 며칠 사이 윤 전 총장 캠프를 비롯해 정치권에서 떠돌던 '성명불상자'의 정체가 이렇게 수면위로 떠올랐다. 조씨는 “저는 홍준표 대표님을 본 적도 없고, 박지원 대표님은 홍 대표님을 존중하시지만 썩 가까운 분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홍 대표도 아니고 그 분과 밀접하게 일했던 사람을 저와 왜 함께 보느냐”고 반문했다.
만약 실제로 홍 의원의 측근이 박지원 원장과 제보자 조씨의 만남에 동석했다면, '고발 사주'의혹은 여야 갈등을 넘어 야당 내부의 죽기살기식 내전으로 폭발할 수 밖에 없는 뇌관이 된다.
지목된 이씨는 크게 반발했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왜 가만히 있는 사람을 거론한 거냐”고 따졌다. 그는 “7년 전 국정원을 나온 후는 물론 제 평생에 조씨나 박 원장을 만난 적이 없다”며 “만일 아는 사이라면 내 전 재산을 다 걸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언론에는 회동 당시(8월 11일) 택시비와 커피숍(오전 11시 52분 여의도) 결제 내역 등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저녁에도 국회 인근에서 머물다 캠프 관계자와 식사 후 귀가했다”고 '알리바이'를 댔다.
국정원 국내정보 담당관 출신인 그는 홍준표 의원과는 27년 지기다. 지난 7월 홍 의원 삶을 다룬 책(『홍도는 잘 있느냐』)을 펴냈고, 현재도 홍 의원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홍 의원도 직접 반격에 나섰다. 그는 페이스북에 “고발 사주 사건에 마치 우리 측 캠프 인사가 관여된 듯이 거짓 소문이나 퍼뜨리고, 특정해보라고 하니 기자들에게 취재해보라고 역공작이나 한다. 참 잘못 배운 못된 정치 행태”라는 글을 올렸다. 또 윤 전 총장 캠프를 겨냥해 “내가 경남지사 시절에 직원들에게 재떨이를 집어 던졌다고 거짓 소문도 낸다고 한다”(페이스북)는 글도 추가했다. 이어 이날 공개 행보를 소화하면서 윤 전 총장을 향해 “나를 공격할 깜도 안 된다”(오세훈 서울시장 면담 뒤)라거나 “초보 공격수다. 자멸할 것”(한국기자협회 주최 토론회)이라는 등 발언 수위를 높여나갔다.
이날 윤 전 총장 측은 홍 의원에 대한 정면 대응은 자제하는 대신에 “제3의 인물 규명”에 초점을 맞췄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정치공작 진상규명 특위’ 명의로 “조씨와 박 원장 외에 제3의 인물이 동석했는지, 그 동석자가 이번 정치공작 기획에 공모했는지도 밝혀내야 한다”고 성명을 냈다. 그러면서 조씨가 박 원장을 만나기 전날 고발장을 비롯한 이미지 106개를 캡처·저장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박 원장과 고발 사주 의혹의 보도 시점을 상의한 정황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원장에 대한 피의자 입건과 압수수색을, 또 조씨에 대해선 긴급출국금지를 공수처에 요구했다.
박 원장과 만난 직후 조 씨가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 글을 올렸다는 점도 윤석열 캠프는 주목하고 있다. 박 원장과 만난 다음날인 8월 12일 윤 전 총장 기사와 함께 “악취는 숨기지 못한다”고 글을 올렸고, 이어 윤 전 총장의 수사 무마 의혹이 제기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 의혹 기사를 올리면서 “누가 선(善)일까. 윤석열 최측근 윤우진? 그 범죄를 노골적으로 수사하던 추미애 전 장관?”이라고 적었다는 것이다.
한편 박 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측과 야권을 맹비난했다. 그는 윤우진 전 세무서장 사건을 언급하면서 “그 문제는 내가 국회에서 맨 먼저 터뜨렸다. 내가 자료를 다 가지고 있는데,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느냐”고 경고했다. 조씨에 대해선 “국정원장 14개월 하면서 서너번 만났다”면서 “보통 똑똑이가 아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다 해버린다”고 감쌌다. 이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꼬리를 밟은 게 아니라, 꼬리가 잡힌 것”, "사납게 짖는 개는 사실 겁쟁이인 경우가 많다”고 박 원장을 비판했다.
한편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여권 인사의 고발장을 건넸다고 지목된 손준성 검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현재 공수처에서 국정원장 개입 의혹 등을 포함해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수사를 통해 내 결백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조씨는 이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공수처 수사를 통해 손 검사의 범죄혐의, 윤 전 총장과의 연관성이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자신 외에 “검찰에 내부 고발자가 있다”고 도 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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