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은 5503억 회수 모범 사례..가짜뉴스 멈추라"

김준영 2021. 9. 1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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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는 14일 ‘대장동 개발사업’(성남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을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과 관련, “대장동 개발은 민간개발 특혜 사업을 막고, 5503억원을 시민 이익으로 환수한 모범적 공익사업”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또 해당 의혹 제기를 한 야권과 언론을 향해 “가짜뉴스를 만들어서 정치적으로 개입하고 특정 후보를 공격하는 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중범죄 행위”라며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의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특혜 의혹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9.14 임현동 기자


해당 사업은 대장동 일원 96만8890㎡(약 29만3089평)에 5903가구를 개발하는 1조1500억원 규모로, 2015년 이재명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SDC) 주도로 추진됐다. 이 사업에 참여한 신생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가 4999만5000원의 출자금으로, 수백억원대 배당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원고 넘치는 즉석 반박…“민간투자사 이익 얼마든 관여할 바 아냐”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 지사는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도가 지나치다”고 말문을 열었다. 6000자가 넘는 원고를 준비해왔고, 원고에 없는 말까지 즉석에서 추가하며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이 지사 주변에선 “의혹에 대한 정면 돌파를 넘어 되치기를 시도한 것”이란 말이 나왔다.

이 지사는 먼저 2015년 당시 ^민간 개발 사업을 공영개발로 전환했고,^자금조달ㆍ사업위험을 부담할 민간사업자를 공모했으며 ^공모한 3개 컨소시엄 중 개발이익 환수를 보장한 하나은행 주관 컨소시엄(성남의뜰)이 선정됐고 ^논란이 되고 있는 화천대유는 투자사들 합의로 신설한 자산관리사(AMC)라고 설명했다. "당초 방식대로라면 민간사업자가 '땅집고 헤엄치기'식으로 차지할 개발이익 중 5503억원 상당을 성남시에 회수시킨 개발이익 환수의 모범사례"라는 게 이 지사 주장의 핵심이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화천대유의 참여 과정에 대해, “관련법에 따라 AMC는 반드시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행한 박찬대 캠프 수석대변인은 “성남의뜰 같은 프로젝트금융회사(PFV)는 페이퍼 컴퍼니이기 때문에 (세법상 비용 지출을 못 하므로), 반드시 이걸 (따로) 집행하는 AMC가 필요하다”라고 부연했다. 신생업체인 점이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갑자기 만들어진 게 오히려 당연했다는 주장이다.

성남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구역


다만 논란이 되고 있는 화천대유의 실소유주나 주주 구성 등에 대해선 “투자사들이 합의해서 결정한 것이고 비공개이므로 저로서는 전혀 그 내용을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애초 공모 조건에 AMC 포함 의무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화천대유 지분 100%를 가진 언론인 김모씨와의 인연에 대해선 “저를 인터뷰 한 건 사실이고, (그 후론 한 번도 만난 적)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화천대유가 총 577억원 배당금을 받은 데 대해선 “(민간사업자가) 손해가 나든 이익이 나든 성남시에 5503억원 상당 이익을 공유하기로 했고, 그 후에 이익을 어떻게 나누든 얼마를 부담하든 관여할 바 없고 관여해서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 “만약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이 개발 사업이 실패했다면 성남시민에게 5503억원을 환원하느라 기업을 망가뜨렸다고 비판했을 것”이라며 “다중 잣대에 의한 선택적 비난”이라고도 말했다.

이 지사가 개발 이익을 화천대유와 나눈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과 관련해선 “개발이익을 나누는 관계라면 사업 시작 이후 성남시의 기반시설공사를 대신하도록 인가조건을 바꿔 민간투자자 몫을 920억원이나 줄였겠나”라고 말했다. 또 “(당시 박근혜 정부 때) 저는 나흘에 사흘꼴로 수사받았다. 조금이라도 관계있었으면 지금 이 자리에 있었겠나”라고도 했다.


야권ㆍ조선일보 작심 비판…“가짜뉴스로 정치 개입”


이날 이 지사는 장기표 국민의힘 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과 조선일보의 실명을 거론하며 작심 비판도 했다. 이 지사의 아들이 화천대유의 자회사 ‘천화동인 1호’에 취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장 위원장에 대해선 “공개 사과를 하지 않아 발생하는 모든 일은 본인 책임”이라며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조선일보에 대해선 “경선과 대선개입을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라며 여러 차례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견강부회식 마타도어 보도는 공직선거법이 정한 후보자 비방에 해당한다”,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일부러 가짜뉴스를 만들어 뿌리는 것 아니냐”, “일베(일간베스트) 게시판에 쓴 거면 이해하겠는데”란 말도 했다.

또 화천대유 대표와 골프를 쳤던 모 법조인이 이 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조선일보 보도를 언급하며 “고등교육 받은 사람이 쓴 게 맞나. (차라리)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써라”“이런 게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이라고도 했다. 이날 ‘조선일보에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느냐’는 질문엔 “법률지원단이 검토는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다만 기자회견이 열린 후에도 의혹 제기는 계속됐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모범적인 공익사업’사기 치지 말고 ‘지분 1% 개인기업’이 577억원이나 챙겨간 이유를 밝혀라”라고 썼다. 이낙연 전 대표 측 박광온 총괄본부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장동 의혹은 추석 전후 크게 환기될 것”이라며 “지지층 내에서 ‘도덕적으로 검증된 후보’를 뽑아야 한단 의식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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