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도 증시 뜨는데..한국은 왜?

임상균 입력 2021. 9.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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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균 칼럼
8월 이후 日·印 11% 급등..같은 제조 강국 한국은 약세
정보와 판세 파악 빠른 글로벌 투자 자금도 한국만 외면
中 대체 공급망서 제외?..'중국化' 경고라면 더 심각
8월 이후 아시아 주요 증시에서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인도와 일본 증시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인도 센섹스지수는 이달 13일 5만81412를 기록, 7월 말 이후 11.1% 상승했다. 닛케이225는 같은 기간 12.2%로 더 많이 올랐다.

두 국가는 공통점이 있다. 아시아에서 몇 안 되는 거대 경제권이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일본은 세계 3위, 인도는 5위이다. 강한 제조업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전통적인 제조 강국이고, 인도는 IT에서 독보적 위치에 있다.

이들 증시의 부상은 차이나리스크가 본격화한 시기와 맞물린다. 중국 정부가 최근 빅테크와 사교육, 게임 업체 등 자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전방위로 강화하자 중국 시장에서 글로벌 투자 자금이 대거 빠져 나오고 있다. 바이든 정부 들어 미국의 대중국 견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대중 견제가 강화되면서 인도는 미국의 신공급망 구축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인도의 대미 수출은 최근 세 자릿수대 증가율을 유지 중이고 수출액도 2분기 이후 매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올 상반기 아비규환 같았던 코로나19 위기는 인도 증시에 전혀 문제가 안 된다.

일본 증시도 드라마틱하다. 도쿄 올림픽 전후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고, 여전히 비상사태가 발효 중이다. 하지만 수출 기대가 증시를 밀어 올린다. 자동차, 철강, 기계, 해운 업종에 대한 예상 실적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NH투자증권은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을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도 일본, 인도와 마찬가지로 거대 경제권에 제조업이 강한 수출국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는 2.3% 하락했다. 이번 주 들어 반등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긴 흐름에서 부진한 장세가 거듭되는 형국이다.

우선 글로벌 투자 자금이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다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이후 인도에서 외국인 자금은 2조5391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일본 역시 2조1359억원어치를 더 샀지만 한국에서는 순매도 규모가 6조2100억원에 달한다. 정보나 판세 분석에서 뛰어난 글로벌 투자 자금들이 무엇을 감지한 것일까.

인도와 일본은 아시아권에서 대표적인 친미 국가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협의체인 쿼드 4개국에 참여한다.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 재편에서 이들이 먼저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이 정도라면 다행이다.

한국의 중국화(化)를 걱정한 움직임이라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문재인정부는 자유 시장 경제가 아닌 국가 주도 경제로 지난 5년을 보냈다. 더구나 여당의 차기 대선 유력 후보는 엄연히 계약에 의해 확보된 민간 자본 투자 시설인 일산대교를 국유화하겠다고 나섰다. 혁신의 대명사로 칭찬하더니 갑자기 플랫폼 기업에 서슬 퍼런 규제의 칼날을 들이민다. 골목 상권까지 무분별하게 넓히는 문어발 확장에 대한 견제, 위법적 요소 등 다양한 근거가 제시되고 있지만 플랫폼 기업에 대한 갑작스러운 정부의 태도 변화에 시장은 당황하고 있다. 중국의 빅테크 기업 규제가 연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유력 경제매거진인 배런스는 8월 24일자에 인도 증시 기획을 다루면서 미국 투자 회사 콜로니그룹의 프랭크 브로친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진단을 이렇게 전했다.

“인도는 성장 요인은 중국과 동일하지만 ‘법치’가 적용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인도는 우리가 투자하는 미국 이외의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국가입니다.”

[주간국장 sky221@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6호 (2021.09.15~2021.09.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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