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취업땐 이런 모습? "삼성은 정장, 현대차 작업복, LG는.."

문병주 2021. 9. 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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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바뀐 바꾼 4대 그룹 이미지

양복을 벗고 작업복을 입은 ‘현장형’, 도시적이지만 보수적인 '정장차림'….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이 머릿속에 그리는 현대차와 삼성그룹의 이미지다. 본지는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함께 대학생·취준생 1426명을 대상으로 각 기업의 이미지를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2008∼2015년 조사에서 정장차림의 남성 이미지였던 현대차그룹은 작업복을 입은 도시 남성으로, 삼성전자는 30대 후반의 정장차림의 연구개발직 남성 이미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행 안 타는 정장 남성…삼성 “시장 주도”


14일 분석한 조사 결과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현대차나 SK같은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삼성에 대한 이미지는 큰 변화가 없었다. 30대 중후반 남성으로 키는 175~179cm, 보통 체형에 계란형 얼굴을 가진 유행을 타지 않는 정장차림의 연구개발직 남성의 모습이다. 삼성에 대해 응답자들은 지적이고 대중적이면서 다소 권위적인 이미지가 강하고, 도시적이고 보수적이라는 이미지라고 답했다.

김동후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리딩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권위적 측면과 보수적 측면이 부각된 것 같다”며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것은 시장을 주도하면서 그 위치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해석했다. 정보기술(IT) 분야쪽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김규성(27)씨는 "업종, 진취성, 문화, 신뢰도 등을 종합한 모습이 삼성의 이미지에 반영된 것 같다"며 "취직한다면 이런 모습의 직장인으로 인식되겠다는 예상이 된다"고 말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유행 타지 않는 캐주얼…LG “대중성”


LG그룹은 캐주얼 차림의 남성 이미지로 나타났다. 다만 유행에 민감하게 여겨졌던 예전과 달리 유행을 타지 않는 차림으로 연구개발직 분야 종사자를 연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와 배터리사업의 성장, 그리고 이에 따른 광고의 변화가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다. LG에 대한 응답자 중 46.7%는 여성 이미지를 떠올렸다. 따뜻하거나 친근한 이미지라는 응답도 많았다.

김동후 교수는 “가전제품의 대명사에서 오는 일상생활 속 친근한 이미지가 대중적이고 따뜻하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40대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유연한 조직 문화가 확산되면서 더 젊어지고 역동적인 기업 이미지가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실제 대학생ㆍ취업준비생들이 4대 그룹을 떠올렸을 때 연상되는 이미지를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그룹 총수 이미지나 성향(37.9%)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룹의 주요 사업분야(35%), 매체를 통한 광고(17.3%)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업복 차림 도시남성…현대차 “현장성”


현대차그룹은 4대 그룹 중 가장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30대 후반 남성에 170cm 중후반 키로 다소 살이 찐 보통 체형으로 사각형 얼굴을 연상했다. 2008년부터 줄곧 비슷한 모습이다. 강인하고 도시적인 이미지 역시 같았다. 하지만 그동안 입었던 정장 대신 작업복 차림으로 형상화됐다.

재계 관계자는 “신기술이 많이 접목되는 전기차 확산에 따른 현장성 연구개발의 이미지가 강하게 어필하고, 현대제철ㆍ현대건설 등 그룹 산하의 현장형 업무가 성장하는 것 역시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업무영역에 따른 수시채용이 자리잡은 것도 한 이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9년 공채를 폐지한 현대차그룹의 7월부터 지난 9일까지 공고된 수시채용 건수가 303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건보다 15배 이상 증가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유행에 민감한 캐주얼…SK “자율성”


SK그룹은 30대 초반에서 20대 후반 남성으로 계란형 얼굴에 키 170cm 초반의 유행에 민감한 캐주얼 차림 이미지였다. 여성으로 본 응답도 45.3%였다. 직업은 서비스ㆍ판매직으로 전반적으로 자율적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친근하고 도시적이라는 응답도 많았다. 변지성 잡코리아 팀장은 “대표 계열사인 SK텔레콤과 이미지가 연관지어지면서 업종 역시 판매서비스직이 많이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SK가 여성적 이미지가 강한 이유로는 임팩트 있는 광고모델이 여성인 경우가 많아서라는 해석도 나왔다. SK그룹 관계자는 “반도체ㆍ배터리ㆍ바이오ㆍ소재ㆍ친환경에너지 등 그룹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고, ESG경영을 선도하는 노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친환경, 사회적 책임’ 등이 SK를 대표하는 주요 이미지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SK그룹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재택근무 등 언택트 활성화를 가장 잘 할 것 같은 기업(33.9%)으로 꼽히기도 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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