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상에 한우 대신 LA 갈비? 국산 가격 치솟자 수입 급증

조현숙 2021. 9. 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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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 값이 치솟자 축산물 수입이 크게 늘었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 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쇠고기 21억3540만 달러(약 2조5000억원)어치가 수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3% 증가한 액수다.

14일 서울의 한 농식품 전문 매장에 진열된 소고기. 연합뉴스


쇠고기 중에서도 갈비 수입이 특히 많이 늘었다. 1~7월 냉장 소갈비 수입액은 1년 전보다 50.2% 급증한 626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기간 뼈 없는 냉장 쇠고기 수입액도 34.6% 증가한 6억9170만 달러였다.

돼지고기 수입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1~7월 10억125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4% 증가한 액수다. 돼지고기 부위 중 삼겹살은 올해 들어 7월까지 5990만 달러어치가 수입됐는데 전년 대비 62.1% 급증한 액수다. 냉동 삼겹살(이하 전년비 18.7%), 냉동 돼지족(52.3%) 수입도 많이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축산물 가격 역시 크게 오른 게 수입 금액 증가에 한몫했다. 같은 물량을 수입하더라도 예전보다 더 많은 값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가장 주된 원인은 급증한 국내 수요다. 치솟은 국산 쇠고기ㆍ돼지고기 값이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외국산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이 늘었다.

농산물 유통정보(KAMIS) 통계를 보면 이날 기준 한우 1+등급 등심 소매가격은 100g당 1만3008원으로 1년 전보다 6.1% 올랐다. 평년(5년 평균)과 비교하면 13.1% 비싼 값이다. 이날 국산 냉장 돼지고기 삼겹살(중품)은 소매점에서 100g당 평균 2363원에 팔렸는데, 지난해와 비교해 2.6%, 평년과 비교해 9.9% 상승한 가격이다.

사 먹기도, 선물하기도 부담스러운 가격인 한우 대신 외국산 쇠고기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면서 명절 유통가 풍경도 바뀌었다. 일명 ‘LA갈비’라 불리는 외국산 갈비로 구성한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에 나서는 중이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들썩이는 쇠고기ㆍ돼지고기 가격 잡기에 한창이다. 5차 재난지원금(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이 지급되며 가뜩이나 오른 축산물 가격을 더 자극할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21년 추석 성수기 주요 농축산물의 출하 및 가격 전망’ 보고서에서 비교적 안정세를 보일 농산물 가격과 달리 축산물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연구원은 “농업관측센터 소비자 조사 결과 금년 추석 가정 내 한우 소비 의향은 전년 100 대비 2.9포인트, 돼지고기 소비 의향은 9.3포인트 증가했다”며 “국민지원금 지급 시 추가적으로 소비 의향 증가가 예상된다”고 했다.

추석을 일주일 앞둔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사용 안내문이 걸려 있다. 뉴스1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인중 식품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추석 성수품 수급 동향 점검 회의를 열었다. 농식품부는 ”도축 마릿수 증가 등으로 공급 여력이 충분함에도 가정 소비 지속과 선물ㆍ제수용품 등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년보다 축산물 가격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축산물에 대해선 특별 관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출하가 가능한 돼지고기 중량을 한시적으로 115~120㎏에서 110~115㎏으로 낮추고 주말에도 도축장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추석 전 공급량이 늘도록 마리당 15만원인 한우 암소 도축 수수료를 연휴 직전인 18일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해주고 있다. 농축산물 소비 쿠폰, 제수용 축산물 20% 할인 판매 등 행사도 추석 연휴를 전후해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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