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빌런도 양조위가 하면 다르다

2021. 9. 1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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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위가 빌런이라면 그냥 지구를 주자.’ SNS에서 수많은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마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지난 1일 개봉했다. 케이티 역 아콰피나의 입담은 다소 심심한 샹치(시무 리우) 캐릭터에 재미를 더하고, 마블 빌런에게도 아련한 눈빛을 선사한 ‘웬우’ 역 양조위 덕분에 영화는 ‘웬우와 텐 링즈의 전설’ 같았다.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텐 링즈’의 힘을 통해 수세기 동안 전쟁, 테러, 암살로 세상을 지배해 온 ‘쑤 웬우’(양조위)는 신비의 땅 탈로에서 무술 고수 ‘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텐 링즈의 힘을 포기한다. 어린 ‘샹치’(시무 리우)는 어머니 리의 죽음 후 아버지 웬우 밑에서 암살자로 훈련받지만 도망쳐 평범한 삶을 택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호텔 주차 요원으로 살아가던 샹치와 친구 ‘케이티’(아콰피나)는 어느 날 악당들의 습격을 받고, 샹치는 어릴 적 헤어진 여동생 ‘쑤 샤링’(장멍)을 만나 아버지에 함께 맞선다.

새로운 슈퍼 히어로 ‘샹치’의 탄생을 다루는 영화는 인피니티 사가 이후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로운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마블의 시작점이던 ‘아이언맨’에 등장한 ‘텐 링즈’ 조직의 배후도 밝힌다. ‘아이언맨’의 슈트,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토르’의 묠니르 등에 버금가는 강력한 무기인 ‘텐 링즈’는 결투 시 몸에서 빠져나와 위력을 발휘하고, 다시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수백 만 군사를 단번에 제압하고 고대의 용과도 맞서 싸우는 텐 링즈는 무기 자체로 하나의 캐릭터가 된 듯한 생명력을 보여 준다.

넷플릭스 ‘김씨네 편의점’에서 유쾌하고 친근한 ‘정’ 역으로 이름을 알린 시무 리우가 샹치 역을 맡으며 마블 유니버스에 합류, MCU 최초의 원톱 아시안 히어로라는 사실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며 대중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는 ‘굿 퍼스낼리티’를 만들어 냈다. 이 영화로 데뷔 이래 첫 할리우드 진출을 마블과 함께 한 양조위는 비교 불가한 존재감으로 빌런의 클리셰를 완전히 깨뜨리며, ‘사랑에 미친 빌런’ 웬우를 연기했다. 이번 작품에 가장 먼저 캐스팅된 아콰피나는 샹치가 흔들릴 때마다 밝고 유쾌한 에너지로 그를 이끄는 절친 ‘케이티’로 분했다. 그녀는 샹치의 내면에 자리한 어둠을 밝게 만들어 주며 ‘단순 조연’으로 끝나지 않는 여정을 함께한다. 제작진이 “전 세계를 뒤져 찾아낸 완벽한 캐스팅”이라 밝힌 여동생 ‘샤링’ 역의 배우 장멍은 ‘첫 스크린 데뷔’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액션과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샤링을 주인공만큼이나 흥미로운 캐릭터로 만들었다. 잠깐 등장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로 마블에 입성했던 양자경은 신비로운 세계 ‘탈로’의 존경받는 전사이자 지도자, 샹치의 이모 ‘난’ 역을 맡았다. ‘와호장룡’에서처럼 부드럽지만 절도 있는 액션으로 샹치가 부족한 부분을 발견해 웬우와 대적하도록 돕는다.

영화는 아버지에 맞서 자신을 성장시킨다는 수많은 히어로물 공식을 따르지만, 아버지와 자신 안의 어둠과 직면하고 그를 이해하고 포용함으로써 더 큰 힘을 깨닫는 스토리는 동양적 세계관을 담았다. 애증 섞인 부자의 복잡한 관계, 샹치를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파트너 개념의 여주인공 등 캐릭터의 정서에 힘을 쏟은 것도 엿보인다. ‘아이언맨’ 속 텐 링즈 조직의 수장이던 ‘만다린’의 등장과 함께 ‘블립’ 현상 등 이전 인피니트 사가를 연상시키는 소재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화려한 샌프란시스코의 도심 속 버스에서 펼쳐진 밀접 전투와 마카오 고층 빌딩 외벽의 아찔한 액션, 자연 지물을 마음대로 다루는 초능력과 활 등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탈로에서의 스펙터클한 전장 액션까지 시선을 사로잡는다. 서양과는 확실히 다른 동양의 용이 본격적으로 등장해 대결하는 마지막 CG는 특히 장관이다. 러닝 타임 132분.

[글 최재민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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