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건 마세라티, 1000만 원 더 내렸다..뉴 기블리 HV, 가격은 엔트리, 성능은 울트라
하이 퍼포먼스 럭셔리 브랜드인 마세라티는 ‘슈퍼카 고향’ 이탈리아 태생이다. 마세라티 대표 슈퍼카인 콰트로포르테와 국내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르반떼가 국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면, 실속을 가장 많이 챙겨준 모델은 막내인 기블리다. 기블리는 마세라티 차량 중 저렴하고 대중적인 엔트리 모델에 속한다.
2015년 기블리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마세라티 판매실적에 가속도가 붙었다. 2015년에는 전년보다 180% 증가한 1300여 대를 판매, 1000대 고지를 돌파했다. 이 중 70%를 기블리가 담당했다. ‘사막의 열풍’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마세라티 열풍을 일으켰다. 2017년에는 르반떼까지 가세하면서 마세라티 판매대수는 2000여 대로 증가했다. 마세라티는 그러나 2018년부터 위기에 처했다. 판매 차종이 다양하지 못하고 친환경 차종이 없다는 한계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932대에 그쳤다. 힘든 상황에서도 기블리는 마세라티 판매량 3분의 1 이상을 책임졌다. 마세라티는 소강 상태에 빠진 판매대수를 회복하기 위해 ‘분위기 전환’ 모델을 최근 국내 출시했다. 마세라티가 100여 년 브랜드 역사상 처음 선보이는 전동화 모델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HV)’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디젤보다 빠르고, 가솔린보다 친환경적이면서도 특유의 배기음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가격은 ‘파괴’ 수준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 모델보다 비싼 게 정석이다. 하지만 오히려 1000만 원 이상 더 저렴하다. 현재 판매되는 기블리 4개 라인업 중 가장 싸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기본형과 그란루소, 그란스포트 3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1억1450만~1억2150만 원이다. 기존 가솔린 모델은 1억3210만 원, 디젤 모델은 1억2057만 원이다. 마세라티가 목숨 걸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파격적인 가격이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브랜드 DNA를 그대로 지닌 하이브리드 솔루션을 채택했다. 2.0ℓ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제동 중에 발생한 운동에너지를 차량 뒤쪽에 있는 48V 배터리에 저장한다. 벨트 스타터 제너레이터(BSG)와 전동 컴프레서(eBooster)를 사용해 출발이나 가속 등의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엔진을 지원한다. 최고출력은 330마력, 최대토크는 45.9㎏.m다. 정지 상태에서 100㎞/h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7초다. 3.0ℓ V6 가솔린 엔진과 동등한 수준이다. 또 최고속도는 255㎞/h로 기블리 디젤보다 5㎞/h 빠르고 복합연비는 8.9㎞/ℓ로 기블리 가솔린보다 높다. CO2 배출량은 186g/km로 기블리 디젤보다 낮아졌다. 차량 후면에 배터리를 탑재해 차량 중량 배분이 향상됐다. 이전보다 더 민첩한 주행이 가능해졌다. 하이브리드 모델이지만 특수 제작된 공명기를 활용해 마세라티 시그니처 배기음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다.
외관에서도 하이브리드의 정체성이 표현된다. 마세라티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은 프런트 펜더의 에어벤트 3개, C 필러의 로고와 브레이크 캘리퍼에서 마세라티 하이브리드를 표현하는 블루 색상의 디테일을 찾아볼 수 있다. 외관 색상에 하이브리드 전용 그리지오 에볼루지오네가 추가돼 선택지도 넓어졌다.
모던 럭셔리를 지향하는 실내에는 시트, 암레스트, 도어 패널, 대시보드에 하이브리드 정체성을 표현하는 블루 악센트로 기술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기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한층 진화한 능동형 드라이빙 어시스트(Active Driving Assist)를 새롭게 도입해 주행 안전성도 높였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판매 소강상태에 빠진 마세라티에 에너지를 충전시켜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가격은 엔트리 슈퍼카, 성능은 울트라 슈퍼카를 지향한다.
[글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사진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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