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호흡법..입을 닫고 코를 열어라

2021. 9. 14. 12: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호흡은 건강을 떠받치는 기둥과 같다. 저녁에 스트레칭을 하듯 제대로 된 호흡법으로 심신을 회복시키자.

기원전 500년 주나라 석조 비문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숨을 들이쉴 때는 가득 흡입해야 한다. 숨이 한가득 차면 그릇이 커진다. 그릇이 커지면 숨이 길어진다. 길어지면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아래로 내려가면 차분히 안정된다. 안정되면 강하고 단단해진다. 강하고 단단하면 발아한다. 발아하면 자란다. 자라면 위로 물러난다. 위로 물러나면 정수리에 이른다. 하늘의 은밀한 힘은 위로 움직이고, 땅의 은밀한 힘은 아래로 움직인다. 이를 따르는 자는 살고 반하는 자는 죽을 것이다.’

일찍이 힌두교도들은 숨과 영혼을 하나로 보고, 호흡의 조화를 통해 신체와 정신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기술했다. 불교도들은 호흡법을 통해 생명을 연장할 뿐 아니라 더 높은 의식의 차원에 도달하고자 했다. 많은 문화에서 호흡은 강력한 약이었다.

대부분은 호흡을 잘 못하고 있다. 호흡법을 배워야 한다고 얘기하면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숨 쉬는 법을 왜 배우지? 나는 평생 숨쉬며 살아왔는데.” 이들은 숨을 단순 행위로 본다. 호흡은 숨을 쉬면 살고 숨을 멈추면 죽는다는 이진법이 아니다. 음식의 가짓수만큼 많은 호흡법이 있다. 어떤 호흡을 하는가에 따라 몸에 다른 영향을 미친다. 폐의 크기와 기능이 달라지고, 면역 반응을 조정하고 건강을 회복할 수도 있다.

만성적인 입호흡이 가장 끔찍하다. 고작 240시간만 입 호흡을 해도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 수치가 치솟고 혈압이 오르고 콧속에 디프테리아균이 들끓는다. 며칠만 더 입 호흡을 하면 코결굴(동의어 부비동-눈 밑과 코 양쪽의 빈 공간으로 콧구멍과 연결되어 있음) 감염으로 발전할 거다. 잘 때 입호흡을 하면 아무런 여과없이 입속으로 공기가 들락거리면서 목의 연조직이 해를 입는다. 코를 골게 되고, 수면무호흡증, 입 냄새, 치주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입을 닫고 코로 숨을 쉬자. 코호흡을 하면 코결굴이 산화질소를 크게 증가시킨다. 산화질소는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하고, 세포에 산소를 전달하는데 필수적인 구실을 한다. 면역기능과 체중, 혈액순환, 기분, 성 기능 등 모두 체내 산화질소의 양에 영향받을 수 있다. 코호흡만으로 산화질소를 최대 6배나 증가시킨다. 코호흡 시에는 숨을 들이쉬는 시간보다 내쉬는 시간이 길어야 좋다. 횡경막을 조금 더 위아래로 움직인다는 기분으로 시도하고, 새로 들숨을 쉬기 전에 묵은 공기를 최대한 배출한다. 신선한 공기를 더 많이 받아들이도록 우리 몸의 모든 공기를 내보내는 것이다. 처음이라면 숨을 들이쉬는 데 약 3초, 내쉬는 데 약 4초가 걸리도록 연습하고 점점 더 날숨의 길이를 늘려본다. 조깅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날숨이 느리고 길어진다는 것은 물론 이산화탄소 농도가 더 높아진다는 얘기다. 이 보너스 이산화탄소로 더 높은 유산소 지구력을 얻을 수 있다.

중요한 또 한 가지는 숨의 양이다. 과식이 해로운 것처럼 과호흡도 마찬가지다. 인체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공기를 공급하면 폐 세포에 손상이 갈 수 있다. 오늘날 우리 대다수는 필요 이상으로 숨을 많이 쉰다. 인도의 요기들은 휴식을 취할 때 들이쉬는 공기의 양을 줄이도록 훈련한다. 티베트 승려들은 예비 승려들에게 호흡을 줄이고 고요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지침을 내린다.

『호흡의 기술』을 쓴 제임스 네스터가 여러 연구자들에게 호흡 시 적절한 공기량을 물었다. 평균 성인의 폐는 4~6ℓ 공기를 담을 수 있다. 우리가 휴식할 때 1분 동안 들이쉬어야 하는 최적의 공기량은 5.5ℓ임을 알아냈다. 최적의 호흡수는 분당 약 5.5회다. 이렇게 한다고 해도 몸이 필요한 공기의 2배를 쉽게 가져올 수 있다. 한마디로 좋은 호흡이란, 더 적은 횟수로 더 적은 양을 들이쉬고, 길게 내쉬기를 연습하는 것이다.

[글 김은미 사진 언스플래시 참고 『호흡의 기술』 (제임스 네스터 저 / 북트리거 펴냄)]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