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발목잡은 '100人 CEO 육성'

강나훔 2021. 9. 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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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CEO) 100인을 성장시킬 수 있다면 성공이다."

1세대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카카오의 전신 아이웨랩을 설립할 때부터 강조해온 경영철학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등이 분사로 독립해 CEO로 성장한 대표적 인물이며 김정수 야나두 공동대표, 이승윤 래디쉬 대표, 김창원 타파스미디어 대표 등은 카카오 투자를 받아 성장한 인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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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투자·M&A로 문어발식 확장
9개월만에 계열사 57곳 늘어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최고경영자(CEO) 100인을 성장시킬 수 있다면 성공이다."

1세대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카카오의 전신 아이웨랩을 설립할 때부터 강조해온 경영철학이다. 후배 기업인들에게 박수를 받았던 이 경영철학은 ‘상생’이라는 지금의 시대정신에 부닥쳤다. ‘독점적 지위’에 대한 여론 비판과 혹독한 규제의 칼날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금 비판이 일고 있는 카카오의 ‘문어발식 확장’은 이러한 김 의장의 경영철학의 결과물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3분기 말 101곳이었던 카카오 국내 계열사는 9개월 만인 지난 6월 말 158곳까지 늘어났다. 계열사가 100곳을 넘겼으니 당초 경영 목표였던 ‘100인의 최고경영자(CEO) 육성’도 이루게 된 셈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등이 분사로 독립해 CEO로 성장한 대표적 인물이며 김정수 야나두 공동대표, 이승윤 래디쉬 대표, 김창원 타파스미디어 대표 등은 카카오 투자를 받아 성장한 인물로 꼽힌다.

카카오가 사세를 확장하는 데 주효했던 전략은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이다. 기업을 인수한 뒤 성장 가능성이 큰 곳은 본사에서 떼어내 독립시키는 방식이다. 분사한 계열사는 또 다시 M&A를 추진해 몸집을 키워왔다.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대규모 기업집단 가운데 계열사 증가수가 가장 많았다. 예원북스·쓰리와이코프레이션·스튜디오8·파이디지털헬스케어·프리티비지·스튜디오하바나·애드엑스·엔플라이스튜디오·넥셀론·엔크로키·코드독·에스캠프·안테나 등 13개사를 계열사로 신규 편입했다.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영화·방송 프로그램 제작업체, 출판업체 등 분야도 다양했다.

카카오를 향한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우려는 몇 해 전부터 제기됐다. 그럴 때마다 김 의장은 "카카오가 전개해 나가는 일의 공통된 본질은 ‘이용자를 편하게 해준 것’"이라며 "여러 공동체가 이런 본질을 지키며 각자 전략대로 성장해가고 있고 앞으로도 기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 하나씩 실천하는 것이 카카오 업의 본질이자 성장동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윤 창출이 기업의 존재 이유이자 본질이듯 카카오도 ‘플랫폼 기업의 수익화 공식’에 철저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카오모빌리티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카카오T는 출시 초반 편리하게 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무료 앱’으로 주목받았다. 이후엔 시장 점유율을 80%까지 끌어올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이 점유율을 토대로 택시 스마트호출 요금을 올리려다 반발에 부딪혀 결국 원상복구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은 동영상 광고 서비스를 실험하고 있다. 얼마전부터 소규모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익스팬더블 동영상 광고’를 시범 운영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 역시 카카오톡이 이용자수 4600만명이라는 독점적 지위를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카카오의 이러한 성장방식은 위기를 맞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플랫폼 기업 특성을 반영한 M&A 심사기준 개정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공정위는 "각 기업결합 건은 현행 심사기준상 경쟁제한성이 없으나 여러 시장에 걸친 복합적 지배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독과점의 기미가 보이면 당국의 규제가 들어가는 것은 당연히 일"이라며 "특히 서비스 가격을 정하는 데 있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이어야 하는데, 카카오가 가격 조정에 미숙했던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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