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보이스' 김무열 "피하기 힘든 보이스피싱 조직화, 심각성 체감"

조연경 2021. 9. 1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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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열이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작품에 참여하며 직접 체감한 보이스피싱의 심각성에 대해 털어놨다.

영화 '보이스(김선·김곡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김무열은 14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사실 처음엔 보이스피싱 범죄와 범죄 조직, 내가 연기한 곽프로라는 인물 모두 비현실적이라 생각했다. 실제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이 규모가 얼마나 크고 우리 사회에 아주 깊숙히 침투한 범죄라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남의 이야기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고 운을 뗐다.

김무열은 "그러다 우연치 않게 '보이스' 시나리오를 읽은 후 체크카드 한도 상향 때문에 은행을 찾아간 적이 있다. 1회 출금액이 30만원으로 고정돼 있어서 상향을 하려면 은행 창구에 직접 가야 하더라"며 "앉아서 은행 직원 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이때다' 싶어 인터뷰를 했다. 근데 체크카드 1회 출금액을 30만원으로 제한해 둔 것도 보이스피싱 때문''이라고 하시더라. '우리 삶에 정말 커다랗게 영향을 주고 있고, 심각하고, 아주 밀접한 범죄구나'라는 것을 그때 알았고, 곽프로라는 인물도 조금씩 조금씩 실체적으로 무시무시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직접 연기한 입장에서 정말 속을 수 밖에 없는 범죄라는 생각이 들었냐"고 묻자 단호하게 "예"라고 답한 김무열은 "내가 되게 충격을 받았던게, 영화 준비를 하면서 실제 보이스피싱 사례들을 찾아보고 관련 오디오 자료를 받아 들어보기도 했다. 근데 요즘 보이스피싱을 하는 범죄자들은 옛날에 우리가 생각했던, 약간은 희화됐던 사람들과는 결이 다르더라"고 전했다.

김무열은 "수사기관, 금융기관이라고 한다면 그 전문 지식을 명확하게 알고 있고, 오랫동안 종사하고 있었던 사람들처럼 목소리와 단어 선택까지 상황별로 대처한다. 그 순간 순간이 너무나 진짜 같았다. 나는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오디오를 들었는데, 보이스피싱인 줄 알고 들었는데도 진짜 검사 같더라. 너무 놀랐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영화에도 나오지만 어느 순간 휴대폰에 악성앱이 깔리면 깔때기 앱이라는 것을 통해 (피해자가) 다시 확인 전화를 걸어도 그 보이스피싱 일당이 있는 쪽으로 전화가 연결돼 '맞다'고 확인해주는 시스템이 굉장히 조직화 돼 있다. 심지어는 어디 건물, 예를 들어 금융기관을 사칭했으면 그 금융기관 건물 안에서 직접 만나 대면까지 하면서 사기를 치기 때문에 그러한 수법으로 당한 분들도 상당하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또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피해자분들이 직접적인 금전 피해를 입은 것도 안타깝지만, 자기 탓으로 생각하며 쉽게 알리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 한 해 추정되는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1조 조금 안되는 7000~8000억 정도 된다고 한다. 근데 수사 기관에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잠정적 피해자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하더라. 보이스피싱이 어느 순간부터 희화화 된 지점도 있고, '누군가에게 속았다'는 것이 부끄럽고 창피해 혼자 끙끙 앓고 있는 분들도 많다는 이야기가 씁쓸했다"고 아쉬워했다.

김무열은 "극중 형사로 분한 (김)희원이 형의 대사처럼 피해자들 잘못이 아닌데"라며 "거대하면서도 점조직화된, 전문적인 범죄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범죄를 조금이라도 더 잘 할 수 있을지 분석하고, 치밀하게 움직인다. 만약 표적이 된다면 누구라도 당할 수 있는 범죄인 것 같다"고 위험성을 강조했다.

김무열은 이번 영화에서 스크린을 찢어버릴 듯한 역대급 빌런 곽프로로 활약한다. 곽프로는 보이스피싱 본거지의 기획실 총책이자 웃음마저 소름끼치는 캐릭터. 김무열은 공감을 무기로 피해자들을 쥐고 흔드는 극악무도 곽프로를 살아 숨쉬는 인물로 만들기 위해 외형 콘셉트부터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의 톤까지 아이디어를 아끼지 않는 열정을 쏟아냈다.

의미있는 메시지와 영화적 재미를 바탕으로 전세대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를 만나며 벌어지는 리얼범죄액션 영화다. 15일 추석시즌 관객과 만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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