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캐스퍼 '내돈내산'..현대차 예상 밖 호재
경형 SUV지만 차급 뛰어넘는 안전성 갖춰
문재인 대통령이 현대자동차 캐스퍼 온라인 사전예약에 참여해 관심을 끌고 있다. 대통령의 퇴임 후 타고 다닐 차량으로 ‘경차’는 다소 빈약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현대차 측은 차급을 뛰어 넘는 뛰어난 안전성을 갖춘 차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4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캐스퍼의 온라인 사전예약 신청 첫 날인 이날 오전 직접 인터넷을 통해 차량을 예약했다.
일반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도 예약 과정에서 상당한 곤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온라인 동시 접속자가 많아 캐스퍼 예약 서버가 일시 다운됐고, 문 대통령도 구매에 실패하다 오전 9시 30분께 겨우 예약에 성공했다.
문 대통령은 캐스퍼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구매하는 것으로, 퇴임 후에도 이 차를 계속 사용할 예정이라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문 대통령의 캐스퍼 구매는 ‘광주형 일자리’ 생산 차량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한 측면이 크지만 현대차로서는 뜻하지 않은 홍보 효과를 얻게 됐다.
캐스퍼는 제1호 상생형 지역일자리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생산하지만, 현대차에서 개발해 이 공장에 생산을 위탁한 모델이다. 판매 역시 현대차에서 책임진다.
큰 변수가 없다면 문 대통령은 캐스퍼가 정식 판매되는 오는 29일 이후 정식 계약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예약 순서에 따라 출고되는 차량을 인도받게 된다.
문 대통령이 캐스퍼의 ‘1호차 고객’이 될지도 관심이다. 통상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를 출시하면 예약자들 중 의미 있는 직업이나 사연을 가진 이를 1호차 고객으로 선정해 주유상품권 등을 증정하고 영업소에서 기념촬영을 진행한 뒤 이를 홍보에 활용한다.
다만 문 대통령을 1호차 고객으로 선정할 경우 일이 너무 커진다. 대통령을 홍보에 이용한다는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고, 주유상품권 증정을 두고 ‘특혜’라는 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기아 셀토스와 K5 1호차 주인공은 200만원 주유상품권을 받았다). 경호와 의전 등의 문제로 별도의 1호차 전달식을 진행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1호차 고객 관련된 사안은 전혀 검토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오히려 출고 순서에 있어서도 철저히 원칙을 지켜 사전예약이 많을 경우 문 대통령이 캐스퍼를 인도받는 시점은 한참 뒤로 밀릴 수도 있다.
지난 1일부터 진행한 캐스퍼 얼리버드 예약 알림 신청 이벤트 참여자가 13일 만에 13만6000명, 캐스퍼 온라인 접속자가 70만 명에 달하는 등 이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 정식 계약대수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0대 후반인 문 대통령이 보좌진의 도움 없이 직접 사전예약을 진행했다고 하니, 캐스퍼의 주 고객층이 될 20~30대의 ‘광클’에 밀려 예약 순위는 앞쪽에 위치하진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얼리버드 예약자 중 블루링크 가입자에 대해 추첨을 통해 40명에게 제공되는 캐스퍼 액티브 I, 현대 스마트센스 I, 컴포트 등의 ‘선택사양 무상 장착 서비스’ 역시 대통령이라고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전직 대통령이 경차를 타고 다니는 풍경이 어색할 수 있지만 뒤따르는 경호 차량(아마도 대형 세단이나 승합차일 가능성이 높은)과의 언밸런스를 제외하면 크게 문제될 일은 없어 보인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자전거도 타고 다녔다.
현대차 측에 따르면 안전성도 충분히 확보했다. 그동안 경차에 적용되지 않았던 앞좌석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포함한 7 에어백이 기본 적용되고 고강성 경량 차체 구조를 확보해 차급을 뛰어넘는 안전성을 갖췄다.
문 대통령이 어떤 트림과 옵션을 선택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상위 트림은 대형 세단 못지않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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