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지네발' 되는 동안..정부는 전부 "승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5년간 네이버·카카오의 인수합병(M&A) 시도를 모두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최근 공정위가 조사에 들어간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가족 회사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한 기업결합도 승인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심사 제도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공정위는 카카오 관련 44건, 네이버 관련 32건의 기업결합을 심사해 전부 승인했다. 이 가운데 66건은 간이심사 방식을 통해 신속 승인했다.
당초 공정위는 시장 확장 과정에서의 M&A의 경우 최대한 신속하게 승인해 기업 투자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공정위의 이러한 방침이 플랫폼 기업의 ‘지네발식’ 사업 확장을 가능하게 했다는 지적이다. 네이버의 자산총액은 2017년 6조6000억원에서 올해 13조6000억원으로 성장했고, 카카오는 2016년 5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6000억원으로 몸집을 키웠다.
공정위는 취득회사 또는 피취득회사 중 한쪽의 자산·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이고, 다른 쪽의 자산·매출액이 300억원 이상인 경우 신고를 받아 왔다. 윤관석 의원은 “문제는 현행 심사 기준상 플랫폼 업체의 기업결합은 심층 심사가 이뤄지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이 주로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공정위의 감시망에 걸리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공정위가 최근 플랫폼 기업의 기업결합 심사 중 제동을 건 것은 지난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운영사 간의 M&A 뿐이다. 국내 기업의 전체 M&A 규모가 올해 상반기에만 221조원 규모로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M&A 시장이 커지면서 심사 제도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 의원은 “플랫폼 기업결합 심사체계 개편을 위해 예산 보강·인력 충원·연구과제 선정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도 심사제도 보완에 공감하고 있다. 앞서 공정위 측은 네이버·카카오 등을 직접 언급하며 “플랫폼 기업의 기업결합 특징은 플랫폼을 이용한 복합 사업영역 간 연결성이 커진다는 점”이라며 “개개의 기업결합 건은 현행 심사기준 상 경쟁제한성이 없었으나, 여러 시장에 걸친 복합지배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장지배력이 있는 플랫폼 기업의 기업결합 동향, 해외 관련 규제 변화 등에 대한 연구 등을 통해 기업결합 심사제도를 내실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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