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은 시기상조"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
집단면역 위해 접종률 80~85% 상향해야
해외 부스터샷 본격화에
FDA·WHO 과학자들
"섣부른 부스터샷 심근염 부작용 초래" 경고
"면역반응 생성 못한 고위험군 접종은 필요" 주장도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이춘희 기자] "백신 효능 저하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현 시점에서는 부스터샷(추가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1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2021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에서 "부스터샷을 현재로서는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꼭 필요치 않은 사람에게 부스터샷을 접종하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부스터샷 필요성 크지 않아"
김 사무총장은 "부스터샷이 중화항체 수준을 증가시키지만 이것이 실제로 보호력을 강화하는지를 봐야 한다"면서 "백신의 효능이 약 6개월 후 줄어든다지만 이는 효능 자체가 감소하기보다는 다른 변이가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효능 저하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만큼 이런 상황에서는 부스터샷을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부스터샷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생산된 백신의 85%가 고소득 국가에 제공되는 등 백신 공급 형평성 측면에서도 일부 국가의 부스터샷 실시는 섣부르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전 세계 인구의 60%가 1차 접종도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꼭 필요치도 않은 사람에게 부스터샷을 접종하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시한폭탄과 같다"며 가능한 빠르게 가장 많은 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체적인 염기서열 분석 능력이 없는 저소득국가의 코로나19의 감염 양상을 알 수 없어 인지되지 않은 변이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런 위험성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제기된 집단면역 목표에 대해서도 변이가 지속적으로 출현하고 있는 만큼 목표치를 더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 70% 접종을 1차적 목표로 백신 예방접종을 진행하는 한국의 경우 목표치 상향의 필요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 소속의 과학자들도 13일(현지시간)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에 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은 필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현재까지 나온 증거로는 일반 대중에 대한 부스터샷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섣부른 부스터샷 접종은 심근염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영국은 부스터샷 본격화
반면 해외에서는 백신 접종으로 주춤했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다시 폭증하기 시작하면서 부스터샷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부스터샷을 실시해 온 이스라엘은 이미 4차 접종 대비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나흐만 아시 이스라엘 보건부 국장은 "6개월 이내에 4차 접종 수요가 생기지 않고 3차 접종 효능이 오래 가길 바라지만 그런 일이 언제 생길지 모른다"며 "4차 접종을 위한 백신을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도 오는 11월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의 전환과 함께 부스터샷을 시행키로 했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은 최근 "의료종사자는 11월, 고령자는 내년 2월부터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13일(현지시간)부터 노인요양시설 거주 고령층 부스터샷을 실시 중이며, 영국도 부스터샷을 이달 중 실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4분기 부스터샷 시행에 대한 검토가 적극 이뤄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가 14일 이틀 연속 1500명대 아래로 내려왔지만 수도권 중심의 확산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497명 늘어 누적 27만5910명으로 집계됐다.
접종 당국은 올해 2~3월 예방접종한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 등을 대상으로 올해 4분기부터 화이자·모더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 대상 부스터샷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교수(예방의학)는 "일반인에 대한 부스터샷 필요성은 데이터를 추가로 확인해봐야 하지만 고위험군에 대한 부스터샷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접종이 빠른 국가들의 해외 임상 데이터를 참고해 추가 접종을 위한 백신 비축분도 충분히 확보해 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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