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희망을"..정부-삼성,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 가동
李부회장도 첫 대외 행보 낙점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이동규씨는 올해 초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 회사인 원소프트다임에 입사하며 취업의 꿈을 이뤘다. 그는 삼성이 운영하는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 교육생 출신이다. 코딩에 관심이 있어 대학에서 소프트웨어(SW) 관련 학문을 전공했으나 개발자로서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껴 자신감이 떨어졌다. SSAFY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이를 만회했다. 이씨는 "입과 전에는 뚜렷한 목표가 없이 채용공고가 뜨면 지원하는 과정을 반복했다"며 "교육 과정을 통해 헬스케어 서비스 분야를 목표로 정하고 관련 사업에 대한 공부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역량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SSAFY가 마련한 채용박람회를 통해 희망 직군에 대한 취업상담을 받고, 체성분 분석을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운동과 식단을 추천해주는 관련 서비스 기업의 개발자로 입사하게 됐다.
14일 오전 김부겸 국무총리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캠퍼스에서 교육현장을 참관한 SSAFY는 이처럼 청년 일자리 확충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삼성이 공들이는 대표적인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프로그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달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재판 일정을 제외하고 처음 참석하는 대외 일정으로 SSAFY 교육현장을 택했다.
취업난을 겪는 청년들에게 교육기회와 일자리를 지원하겠다는 정부 구상에 힘을 싣고, 미래 세대인 청년들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행보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SSAFY 교육현장에서 김부겸 총리를 안내한 뒤 SSAFY의 사업 내용 등을 소개했다.
삼성은 2018년 SSAFY를 출범시켰다. 미래를 주도해야 할 청년들은 취업난을 겪고,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구인난에 허덕이는 '미스 매치' 상황을 해소하는 데 기여한다는 취지로 일자리 창출 여력이 큰 분야로 평가받는 소프트웨어를 지원 대상으로 정했다. 2019년 교육생 500명으로 출발해 2025년까지 누적 수료생 1만명 배출을 목표로 세웠다.
교육생들은 1년간 총 1600시간에 달하는 집중 교육을 통해 코딩과 반도체·사물인터넷(IoT) 분야에 활용되는 임베디드 트랙은 물론, 스마트폰 등 휴대용 기기의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가 되기 위한 핵심 과정을 이수한다. 이 같은 전문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상반기 기준 SSAFY에서 교육을 받은 수료생 2087명 중 1601명이 IT·금융권 등 500여개 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올렸다.
삼성, 3년간 3만명 청년 일자리 창출 계획
정부 '청년희망ON' 프로젝트 동참
삼성은 SSAFY 출범 첫 해 서울과 대전, 광주, 구미 등 4개 지역에 캠퍼스를 열었고 올해 7월에는 부산에 '부울경 캠퍼스'를 추가로 개소하며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김 총리가 취임과 함께 의욕적으로 추진한 '청년희망ON' 프로젝트에 맞춰 내년에는 연간 교육생을 당초 계획했던 1700명보다 많은 2300명 선발할 예정이다.
청년희망ON 프로젝트는 정부가 맞춤형 인재 육성에 필요한 교육비 등을 지원하고, 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직접 교육하고 채용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민관 협력 사업으로 삼성도 여기에 동참한다. 삼성은 또 사내외 스타트업 지원 사업인 C랩 아웃사이드를 비롯해 스마트공장, 지역청년활동가 지원사업 등을 통해 연간 1만개씩, 3년간 총 3만개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사회공헌 계획도 발표했다.
김 총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과 함께 청년 일자리 확대를 발표할 수 있게 돼 더욱 뜻 깊다"며 "국민의 기업다운 삼성의 과감한 투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앞서 삼성은 2023년까지 향후 3년간 4만명을 고용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이후 미래 준비 계획안'도 지난달 발표했다. 이는 통상 3년간 3만명을 채용하는 기존 채용 계획보다 1만명을 늘린 것이다. 또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와 희망을 제공하고, 국내 채용시장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위해 신입사원 공개채용도 지속할 방침이다. 삼성은 195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채 제도를 도입했고, 현재 5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이를 유지하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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