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팔아 모은 6억 전재산 기부한 할머니 'LG의인상'

김경진 2021. 9. 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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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장사로 평생 모은 전 재산 6억 3000만원을 기부하고, 40여 년간 장애인을 위해 봉사해온 박춘자(92) 할머니가 ‘LG의인상’을 받았다.

LG복지재단은 박 할머니를 포함해 15년째 휴일마다 폐품을 수집해 기부한 최복동 소방위, 익사 위기의 이웃을 구한 김현필 경위·이한나씨·정영화 소방교 등에게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14일 밝혔다.


박춘자 할머니, 40년간 장애인 위해 봉사활동


김밥 장사로 평생모은 전재산을 기부한 박춘자 할머니(사진)가 14일 LG의인상을 수상했다. [사진 LG]
박 할머니는 열 살 무렵부터 50여 년간 경기도 성남시의 남한산성 길목에서 매일 등산객에게 김밥을 팔았다. 이렇게 모은 전 재산 6억3000만원 중 3억3000만원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3억원은 장애인 거주시설인 ‘성남작은예수의집’ 건립금으로 기부했다. 마흔 살 무렵부터는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을 위해 봉사활동에 나섰다. 60대에 김밥 장사를 그만둔 후에는 11명의 지적 장애인을 집으로 데려와 20여 년간 친자식처럼 돌봤다. 그는 올해 5월부터 거주하던 월셋집 보증금 중 일부인 2000만원까지 기부한 후 복지시설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다.

이에 앞서 그는 마흔 살 무렵부터 40여 년간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60대에 김밥 장사를 그만둔 후에는 11명의 지적 장애인들을 집으로 데려와 20여 년간 친자식처럼 돌봤다.

올해 5월부터는 거주하던 월셋집 보증금 중 일부인 2000만원을 기부하고 복지지설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다. 박 할머니는 사망 후 남은 재산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내용의 유언을 남겼다. 그는 의인상 수상에 대해 “남을 도울 때 가장 즐겁고, 장애인들 도울 땐 있던 걱정도 싹 사라진다”고 말했다.


15년째 폐품 수집 수익금 기부해 온 최복동 소방위


또 다른 수상자인 전남 담양소방서 최복동 소방위은 15년째 휴일마다 폐품을 수집한 수익금으로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노인·조손 가정이나 장애인 등을 자주 접하며 이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던 최 소방위는 2006년부터 휴일마다 폐품을 수집해 매년 600만~700만원의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해 왔다. 누적 기부금은 1억원을 넘는다. 최 소방위는 “직접 땀 흘려 노력한 대가를 기부할 수 있어 더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폐품을 모아 기부할 것”이라 밝혔다.
왼쪽부터 최복동 소방위(58), 김현필(55) 경위, 이한나(36)씨, 정영화(31) 소방교. [사진 LG]

김현필 경위·이한나씨·정영화 소방교는 물에 빠진 시민을 구출해 의인상을 받았다. 경북 포항남부경찰서 김현필 경위는 지난달 8일 야간 근무 중 30대 남성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실종자의 휴대폰 GPS에 마지막으로 잡힌 형산강 섬안큰다리로 출동했다. 그는 10m 높이의 다리에서 물로 뛰어들어 30대 남성을 구조했다.

이한나씨는 지난달 4일 전남 완도군의 한 해수욕장을 찾았다가 어린이 두 명이 조류에 떠밀리는 것을 목격하고 50m를 헤엄쳐 초등생 형제를 구했다. 이씨는 인명구조 자격증 보유자로 어린이 수영강사로 일하고 있다.

대구동부소방서 정영화 소방교는 지난달 2일 경북 포항의 해수욕장에서 바다 위에 떠 있는 남성을 목격하고 바다에서 끌어냈다. 그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남성은 병원에 이송될 당시 스스로 호흡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2018년부터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 확대


LG의인상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2015년부터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이후로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 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가 넓어졌다. 현재까지 LG의인상 수상자는 모두 162명이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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