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장사로 모은 전 재산 기부한 박춘자 할머니 등 5명 LG 의인상

15년째 휴일마다 폐품 수집해 기부한 최복동 소방위
익사 위기의 이웃 구한 김현필 경위·이한나씨·정영화 소방교

김밥 장사로 평생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하고 40여년간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해 LG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박춘자 할머니[사진제공=LG복지재단]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LG복지재단은 김밥 장사로 평생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하고 40여년간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해온 박춘자(92) 할머니를 비롯해 15년째 휴일마다 폐품을 수집해 그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최복동(58) 소방위, 익사 위기에 처한 이웃의 생명을 구한 김현필(55) 경위와 이한나(36)씨, 정영화(31) 소방교 등 5명을 'LG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박춘자 할머니는 10살 무렵부터 50여년 간 매일 남한산성 길목에서 등산객들에게 김밥을 팔아 모은 전 재산 6억300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모두 기부했다.

앞서 그는 마흔 살 무렵부터 40여년 간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활동도 했다. 60대에 김밥 장사를 그만 둔 뒤에는 11명의 지적 장애인들을 집으로 데려와 20여년 간 친자식처럼 돌봤다. 올해 5월부터는 거주하던 월셋집 보증금 중 일부인 2000만원마저 기부한 뒤 복지지설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다.

박 할머니는 사망 후 남을 재산마저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내용의 녹화유언도 남겼다. 그는 "남을 도울 때 가장 즐겁고, 장애인들 도울 땐 있던 걱정도 싹 사라진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다른 LG의인상 수상자인 전남 담양소방서 소속 최복동 소방위은 2006년부터 휴일마다 폐품을 수집해 매년 600만~700만원의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부해왔다. 누적 기부금은 1억원이 넘었다.

최 소방위는 "직접 땀 흘려 노력한 대가를 기부할 수 있어 더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폐품을 모아 기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경북 포항남부경찰서 김현필 경위는 지난달 8일 야간 근무 중 30대 남성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실종자의 휴대폰 위성항법장치(GPS)에 마지막으로 잡힌 형산강 섬안큰다리로 출동한 뒤 물에 빠진 30대 남성을 구조해 LG의인상을 받았다.

이한나씨는 지난달 4일 오후 6시께 전남 완도군 보길도 중리 해수욕장에서 어린이 두 명이 조류에 떠밀려가는 것을 목격하고서 50m를 헤엄쳐 탈진한 초등생 형제가 매달려있던 튜브를 해변으로 끌고 와 구조했다.

대구동부소방서 정영화 소방교는 지난달 2일 오후 1시경 경북 포항 흥환해수욕장에서 휴가를 보내다 심정지 상태로 바다에 빠진 남성의 목숨을 구했다.

LG관계자는 "편안한 삶 대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베푸는 삶을 선택한 두 분의 숭고한 이웃사랑 정신과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불사하고 기꺼이 물에 뛰어든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편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 회장이 취임한 뒤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지금까지 총 162명이 LG의인상을 받았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