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18개월만의 등교..미국 학생들은 두렵지 않다

뉴욕=백종민 2021. 9. 1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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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교육구인 뉴욕시의 학교들이 정상 수업을 시작했다.

뉴욕은 물론, 뉴저지의 학교들은 여름방학 기간에 보충 수업을 하거나 개학 전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학생들의 적응을 지원했지만 100%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학교를 갈 수 있는 학생들의 상황은 나은 편이다.

개학 전 발생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침수 피해를 당한 뉴저지주 크레스킬 소재 학교는 학생들의 등교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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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워싱턴 DC 소재 중학교를 방문해 한 학생과 대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최대 교육구인 뉴욕시의 학교들이 정상 수업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 발발 후 약 18개월 만이다.

모든 학생이 등교하는 상황은 학생, 학부모, 교사, 교육 당국 모두에 낯선 경험이 됐다. 수업 준비물만 챙기면 됐던 개학은 과거의 모습이었다.

뉴욕시 보다 한 주 앞서 시작된 뉴저지주의 개학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이의 학교 등교를 위해 마스크를 씌우고, 여분의 마스크도 가방에 넣어줬다. 개학 첫날 등하교 하는 아이들을 태우기 위한 차량 행렬로 학교 앞 도로는 마비될 지경이었다.

지난 1년6개월간 학생들이 겪은 고충에 비하면 이 정도는 단순한 해프닝이다. 진정한 도전은 지금부터다.

뉴욕시와 뉴저지주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발발 후 100% 온라인 수업을 했고, 가을 학기에는 온라인과 대면을 합한 하이브리드 방식 수업을 진행됐지만 정상적인 수업이라고 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이번 개학은 위험한 시도라는 평가도 있다. 많은 학생들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출근을 연기한 상황에서 대규모 집단생활을 하는 학생들의 복귀가 또 다른 재앙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그럼에도 학생들의 등교를 배척하기 어렵다. 지금 학생들이 처한 상황은 외면하기 어려울 정도다. 장기간의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력 저하는 물론, 사회성 부족 현상까지 부각되고 있다. 학생의 기본인 학업보다도 교사나 친구들과 정상적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더 큰 과제가 됐다.

뉴욕은 물론, 뉴저지의 학교들은 여름방학 기간에 보충 수업을 하거나 개학 전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학생들의 적응을 지원했지만 100%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학교를 갈 수 있는 학생들의 상황은 나은 편이다. 개학 전 발생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침수 피해를 당한 뉴저지주 크레스킬 소재 학교는 학생들의 등교를 포기했다. 언제 등교가 재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미국 학생들에게는 희망이 생겼다. 지금 미국은 근로자 우위의 시장이다. 구인 공고가 넘쳐 나고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취업할 수 있다. 최근 월마트, 타깃 등 유통업체들의 점원 중 젊은이들이 부쩍 늘어났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파트타임 직원 75만여명에게도 대학 학비 전액을 제공하기로 했다.

시급이 많아진 데다 근무 중 학업을 이어갈 경우 학자금을 전액 지원하고 교재비까지도 내주다 보니 젊은이들이 과거 외면했던 일터로 향했다.

미국 입시 전문가인 이영호 프레스티지 아카데미 대표 원장은 "우수한 학생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기회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유에스월드앤드리포트는 미국 수학능력 시험인 SAT 점수를 입시에 반영하지 않기로 결정한 캘리포니아 주립대(UC) 계열 학교의 결정을 존중해 학교 순위 산정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학생과 학교를 평가하는 기준마저도 달라져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과 한국 학생들의 상황을 비교하다 보니 아찔해진다. 한국은 여전히 입시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취업이라는 ‘바늘 구멍’을 뚫기는 더욱 어렵다. 취업을 해도 치솟은 집값은 젊은 세대를 좌절하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젊은이들에게 어떤 변화를 남겨줬다고 말할 수 있을까.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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