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MZ세대' 위스키업계, 고사 위기서 반등 기회로
하이볼 유행과 홈술족 증가에 대형마트 매출도 80~90% 껑충
최근 수년간 소비 부진으로 고전하던 위스키업계가 올 들어 반등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홈술족이 증가하는 가운데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유흥시장은 여전히 부진을 겪고 있지만, 가정용 시장이 확대되면서 일부나마 시장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국내 위스키 수입액은 9254만8000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6216만5000달러 대비 48.9%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1월~7월)과 비교해서도 수입액은 2.7% 늘었다.
수입량은 작년 9118톤에서 올해 8276톤으로 9.2% 감소했지만 가격이 비싼 고연산 위스키 수입이 늘면서 수입액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수입국은 영국과 미국이 각각 부동의 1~2위를 차지한 가운데 일본, 아일랜드, 중국이 엎치락뒤치락 하며 순위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특히 영국은 전체 위스키 수입액의 90.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국내에는 영국 국적의 세계 최대 주류회사 디아지오의 한국 자회사인 디아지오코리아가 윈저, 조니워커 등 위스키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주류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보통 위스키 등 양주 시장은 가격이 비싸고 도수가 높기 때문에 매출 변동이 적은 편이다. 기존에는 유흥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시장이 축소돼 왔다.
이 여파로 업계 1위인 디아지오코리아를 비롯해 페르노리카코리아 등 주요 위스키업체들은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와인, 맥주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와 음료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가정은 물론 이자카야, 고기구이 전문점 등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면서 반전 기회를 맞았다.
실제로 가정용 주류시장 매출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올 들어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가 하면 추석 선물세트 매대에서도 가장 앞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이마트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양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4.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위스키는 93.7% 급증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에서는 위스키 판매량이 82.5% 증가했다.
명절 선물용 수요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의 올해 2월(설 명절) 전체 주류 중 양주 구성비는 16.2%로, 20년 9월(추석 명절) 13.5%, 20년 1월 (설 명절) 12.2%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올해 설에는 양주가 소주 매출을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올 추석 양주세트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8%가량 신장하며, 대세를 입증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에도 추석 위스키 선물세트 매출이 157.6% 늘었다.
홈플러스에서는 1990년대 이후 20년 만에 위스키가 추석 선물세트 매대 맨 앞줄에 등장했다. 선물세트 사전 예약 매출이 작년과 비교해 약 19% 증가하면서 매대 전면에 나서게 됐다.
연령층도 젊어지고 있다. 이마트가 올해 설 명절 기간이었던 2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고객 연령층 중 20~30대의 양주 구매 비중은 52.2%로, 작년 2월 43.4%보다 8.8%가량 증가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높아지면서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계도 판매 상품을 확대하는 등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올 추석을 맞아 위스키 등 200여종으로 상품 구색을 확대했다.
명용진 이마트 양주 바이어는 “중년층의 전유물이었던 양주가 하이볼 등 본인만의 이색적인 칵테일을 선호하는 MZ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마트는 전 세대 고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양주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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