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젠더퀴어 이론의 유행
젠더퀴어(genderqueer)는 젠더정체성이 퀴어하다는 의미인데, 퀴어(queer)라는 단어는 이상한, 색다른, 낯선, 괴짜 등의 의미가 있다. 이는 비이원성(non-binary) 젠더정체성을 의미한다.
비이원성이라 함은 성정체성이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가지 사이의 중간 또는 그 범위를 벗어난 상태를 의미한다. 현재 온라인에 약 50여개의 젠더퀴어가 소개되고 있으며 계속 새로운 젠더 개념이 추가되고 있다.
젠더퀴어라는 용어는 1980년대 하위문화권에서 발행되던 한 소규모 잡지에서 비이원적이라는 의미로 처음 사용됐다. 이 개념은 인터넷에 의해 빠르게 그리고 널리 펴졌다. 2008년 미국 뉴욕타임스가 젠더퀴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2012년 공적 기구(the Intersex & Genderqueer Recognition Project)가 출범해 여러 젠더들을 공식적으로 등재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 단체를 NIRP(Non-binary & Intersex Recognition Project)라고 한다. 2005년에는 젠더퀴어 사례가 처음으로 학술지에 보고되면서 의학 연구가 시작됐다.
트랜스젠더의 빈도는 미국의 경우 인구의 0.6% 정도다. 그들 중 35~52%가 젠더퀴어라고 한다. 젠더퀴어는 젊은층에 많고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젠더퀴어 사람들이 현재 사회에서 트랜스젠더보다 더 주변화되고 더 차별을 받는다는 것이다.
젠더퀴어는 이전에는 트랜스젠더 이슈 속에 묻혀 있었으나 점차 그 임상적 특징이 트랜스젠더와 다소 다르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트랜스젠더에 비해 젠더퀴어의 발생과정은 비직선적이고 매우 복잡다단하며, 정체성 탐구와 커밍아웃 과정이 트랜스젠더보다 늦다.
그 이유는 젠더퀴어에 대한 정보 부족과 자원의 부족이다. 그래서인지 젠더퀴어 사람들은 사회적 압력을 더 받는다고 느끼며, 젠더정체성의 성립과정에서 더 고통을 느끼고, 보다 심각한 학습된 무기력을 보인다.
그들이 느끼는 고통이란 예를 들어 억압적 체제적 규범, 자기 스티그마(self-stigmatization. 내면화된 트랜스 혐오), 안전에 대한 걱정, 정보와 롤 모델의 부족 등이다.
그래서 젠더퀴어들은 공동체를 더 중시하는데 그런 공동체가 잘 발견되지 않는다. 그들은 트랜스젠더에 비해 성전환 시술을 강조하지 않는다. 젠더퀴어 사람들은 창조적 예술적 표현이 정신적 고통의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성적 행동에 있어 젠더퀴어들은 더 과잉성적이고 물건애(fetishism) 경향성이 크다. 다른 사람들이 성노동자라고 가정하고 접근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정신건강 측면에서 11개의 관련 연구들을 종합 분석한 한 연구는 트렌스젠더와 젠더퀴어 간에 우울, 불안, 자살시도 등 정신건강 수준에서 어느 한쪽이 더 좋기도 하고 더 나쁘기도 하는 등 다양했다. 그러나 시스젠더와 비교해서는 분명히 더 나빴다. 젠더퀴어 사람들에게 물질남용, 에이즈 등 신체 건강이 나빴고 홈리스 범죄피해(victimization), 부정적 경찰 관련 사건 등 사회적 문제도 많았다.
소위 성소수자라는 용어에 성지남장애, 즉 게이 레스비언 양성애, 무성애 같은 다양한 새로운 개념들이 추가되고 있으며 젠더정체성 장애(트랜스젠더, 젠더퀴어), 기타 젠더(Questioning) 성발달장애(간성), 소위 제3의 젠더 등을 모두 포함하게 됐다. 그리고 이들에 관한 연구를 퀴어연구, 이들에 대한 신학을 퀴어신학, 이들에 대한 이론을 퀴어이론이라 한다.
젠더, 트랜스제더, 젠더퀴어 개념들이 차례로 이렇게 빠른 시간에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현대인은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관점에서 벗어나는 것을 좋아하게 됐는가.
앞으로 한국사회에 ‘퀴어’한 일들이 더 많이, 더 다양하게, 더 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다. 정체성이 남녀를 벗어났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최근엔 심지어 인간임을 벗어나는 ‘트랜스휴먼’도 등장하고 있다.
민성길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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