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인류 위한 투자" 정의선의 로봇전쟁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3일 경기도 고양시의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했다. 국회 모빌리티포럼이 ‘인류를 위한 모빌리티(이동수단)의 미래, 로보틱스’를 주제로 마련한 행사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로보틱스 기술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후손과 인류의 편안함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 회장은 로보틱스 사업에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그는 2490억원을 투자해 미국의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 20%를 확보했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 245억 달러 수준이었던 세계 로봇 시장이 올해 444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에는 1772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로봇 기술의 개발 경쟁을 가속할 것이란 예상이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지난달 인간을 닮은 로봇(휴머노이드)인 테슬라봇의 개발 계획을 밝혔다. 이 로봇의 키는 177㎝, 무게는 57㎏이다. 로봇의 머리에는 주변 상황을 감지하는 카메라 여덟 개와 다양한 센서를 단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인 오토파일럿과 슈퍼컴퓨터 시스템(도조)도 탑재한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재미없는 단순 노동을 로봇에게 맡기면 인건비를 줄이면서 사람은 더 생산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테슬라봇은 아직 구체적인 시제품을 내지 않았다.
테슬라봇에 대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로버트 플레이터는 “고무적이다. 보다 많은 경쟁업체의 (로봇 사업) 진출을 바란다”는 입장을 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 10일 로봇개와 휴머노이드 등 신형 로봇 세 종류를 선보였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일본 도요타, 중국 샤오펑(전기차 스타트업) 등도 로봇 개발 경쟁에 가세했다. 자동차 업체들이 로봇 개발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자율주행 기술이 있다. 예컨대 현대차의 로봇개(스폿)는 앞뒤와 좌우에 장착한 카메라로 주변 지형과 사물과 인식한다. 그러면서 발걸음을 자율적으로 조절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애론 사운더스는 “자율주행 차량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로보틱스가 해결하려는 문제와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샤오펑은 지난 8일 말을 본뜬 로봇(샤오바이룽)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샤오바이룽은 카메라와 라이다(전파 대신에 빛을 사용하는 레이다)로 주변을 식별하고 운행 경로를 탐색한다. 음성을 인식할 수도 있다. 앞쪽에 설치한 화면에서 여러 가지 표정을 표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30㎏까지 짐을 실을 수도 있고 어린이를 태울 수도 있다. 샤오펑의 창업자인 허샤오펑은 “자율주행 시스템, 음성인식 등의 기술을 인공지능(AI) 로봇 영역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두 다리로 보행하는 배송 로봇(디지트)을 공개했다. GM은 올해 CES에서 배송용 로봇(EP1)을 선보였다. GM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손잡고 로봇 우주비행사(로보노트2)도 개발했다. 도요타는 2017년 사람의 움직임을 모방하는 보행 로봇(T-HR3)을 공개하기도 했다. 일본 혼다는 2000년 두 다리로 보행하는 로봇(아시모)을 선보였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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