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예향 전북의 자부심.. 한국 대표적 문화예술의 허브 역할 20년

김용권 입력 2021. 9. 13. 21:04 수정 2021. 9. 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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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이 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001년 9월 서울 이외 최대 규모 공연장으로 문을 연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오는 21일 20번째 생일을 맞는다. 소리전당은 지난 20년동안 예향 전북의 자부심을 이어가며 대한민국 대표 문화예술의 허브 역할을 충실히 해 왔다. 사진은 11일 광장에서 바라본 소리전당 겉모습으로 왼쪽부터 국제회의장, 연지홀, 모악당, 명인홀이다.


지난 9일 전북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사무처에 60대 여성이 찾아왔다. 예쁘게 포장한 떡 상자를 들고서…. “안녕하세요. 스무 살 생일을 축하합니다.”

“개관 때부터 이곳에서 좋은 공연을 수없이 봤어요. 작지만 너무 감사해 마음을 전하러 왔어요.”

깜짝 손님을 맞이한 서현석 대표는 곧 SNS에 이를 자랑했다. “염ㅇㅇ 선생님 땜에 오랜만에 감동의 여운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전북도민의 자랑이 되도록 정성을 다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서울이 아닌 지역의 최대·최고 공연장으로 꼽히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하 소리전당)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소리전당은 예향(藝鄕) 전북의 자부심을 이어가며 대한민국 대표 문화예술의 허브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전통예술과 현대예술과의 조화를 추구하며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대광장이 됐다.

전북도가 세운 소리전당은 2001년 9월 21일 문을 열었다. 10만㎡ 가까운 부지에 연면적 3만6574㎡의 건축물이 들어서있다. 국내 세번째 규모다.

2001년 9월 서울 이외 최대 규모 공연장으로 문을 연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오는 21일 20번째 생일을 맞는다. 소리전당은 지난 20년동안 예향 전북의 자부심을 이어가며 대한민국 대표 문화예술의 허브 역할을 충실히 해 왔다. 사진은 2001년 가을, 개관 초기 하늘에서 내려다 본 소리전당 전경.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공.


주공연장인 모악당은 2037석 규모로 전통 창극부터 오페라 뮤지컬 발레 현대무용 대중콘서트 등 대형 공연을 올릴 수 있다. 666석의 연지홀, 206석의 명인홀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멋진 무대를 제공한다. 그리스 로마 시대 극장을 연상시키는 야외공연장은 관객은 물론 뮤지션들에게 사랑받는 명소다.

지난 20년간 소리전당에서 치러진 공연은 1만 2071회. 전시회가 490여회 열리고 국제회의장이 2030여 차례 사용됐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 모두 673만 5700여명의 관객이 이곳을 찾아 가슴 설레고 웃고 눈물을 흘렸다. 올해에도 뮤지컬 캣츠 40주년 내한공연과 이문세 공연 등이 성원 속에 이뤄졌다.

2020년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공연으로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청년 음악열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공.


전국 처음으로 민간에게 운영을 위탁한 종합 공연장이기도 하다. 세 번째 수탁기관으로 학교법인 우석학원이 2016년부터 맡고 있다. ‘울리자! 전북의 소리, 한국의 소리, 세계의 소리’라는 비전을 앞세우고 ‘세계로 나아가는 문화예술의 산실, 문화예술의 힘으로 도민 행복 증진’이라는 미션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9년엔 시설 가동률이 82.7%를 기록했다. 올해엔 각종 공모사업에 16건이 선정돼 6억여원의 국고보조금을 받는 성과를 얻었다. 특히 소리전당은 지역 최대 축제인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주무대다. 개관 첫해부터 모악당을 비롯, 곳곳에서 가을마다 잔치 한마당이 열리고 있다. 우리 전통음악을 알리고 세계 음악 유산과 폭넓게 교류하고 소통하는 장이다. 오는 29일부터 닷새간 20회 페스티벌이 열린다.

2년에 한 번씩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도 화려한 행사를 펼친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개관 20주년 기념 잔치 ‘KoSAC20-페스타’ 포스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공.


소리전당은 지난 4일부터 개관 20주년 잔치를 펼치고 있다. ‘KoSAC20-페스타’다. 각종 공연과 전시, 강연, 예술교육, 온라인 공연 등이 전당 곳곳과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되고 있다.

권휘원 홍보과장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좌석의 60%만 채우고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11일 돌아본 전시장에서는 20주년 특별전 ‘그날’, 초대전 ‘몽유남천-유대수 목판화’ 등이 관객들을 맞고 있었다. ‘그날’은 유백영 사진작가가 렌즈에 담아온 20년의 시간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회다. 유씨는 “개관 때부터 지금까지 주요 공연을 놓치지 않은 관객이 있다. 바로 나 자신”이라며 “렌즈에 들어간 공연만 2000여개”라고 했다.

소리전당은 젊은 세대와 소통에 노력하고 예술교육과 공익사업에도 힘쓸 계획이다. 2년전 태권도에 국악을 접목해 만든 ‘소리퀵 흥부전’의 북한과 해외공연을 꿈꾸고 있다.

박홍재 문화사업부장은 “늘 최고의 공연과 전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더욱 준비하고 최고의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했다.

서현석 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지역 문화 활성화·도민들 복지 향상에 열과 성 다할 것”

“지난 2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겠습니다.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와 전북도민들의 문화복지 향상을 위해 더욱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서현석(66·사진) 대표는 12일 인터뷰에서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공간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소리전당 역사와 시작을 함께한 증인이다. 인천 출생인 그는 2001년 당시 예술감독을 맡아 개관 준비와 초창기에 큰 역할을 했다. 이후 우석학원이 수탁한 뒤 2019년 18년 만에 다시 중책을 맡았다.

개관 기념 잔치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서 대표는 “(전당이) 잘 자랐다. 예향 전북의 중심이자, 자부심, 맏형의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북에 좋은 문화예술인은 물론 ‘귀명창’ 등 보석이 많은 덕분이라며 도민들의 의식도 뛰어나 처음 시작한 ‘좌석제’를 1주일 여만에 정립시켰다고 떠올렸다.

서 대표는 “우리 전당은 가장 한국적인 도시이자 전통과 문화예술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전주에 자리 잡은 예향의 공간이자 예술적 만남의 장소”라며 “캣츠 공연단 등 외국인 공연팀들도 ‘무대와 스태프, 시스템 등에 대만족한다’는 얘기를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계도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메타버스 등 첨단 디지털 기법 접목에도 꾸준히 연구해 나가겠습니다.”

서대표는 “전북의 다양한 인적 물적 역사적 요소들을 꿰어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를 만들며 앞으로 20년 비전을 잘 다지겠다”며 “이제 국내의 중심으로 우뚝 서고 세계적 무대로 나아가는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주=글·사진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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