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는 누구 것" 野-이낙연 협공..이재명 "후보 비방죄"

김준영 2021. 9. 13.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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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성남 판교 대장 도시개발사업)을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사업은 대장동 일원 96만8890㎡(약 29만3089평)를 개발하는 1조1500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이 사업에 참여한 신생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가 수백억 원대 배당금을 받은 점이 의혹의 골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예비후보가 13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화상으로 열린 '광주-전남 지역공약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와 관련 이 지사는 13일 “아무 관계도 없는데, 의심하는 건 후보자 비방죄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여권 1위 주자를 흠집 내려는 중상모략일 뿐”이라는 게 이재명 캠프 측의 설명이다. 화천대유 측도 “부동산 개발 사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생긴 억측”이라며 “허위사실 유포에도 엄정히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야권에선 “특혜 의혹이 매우 크다.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장성민 전 의원)라는 공세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어졌다. 여권 2위인 이낙연 전 대표도 “관심 갖고 주목하고 있다. 진실이 드러나야 한다”며 의혹 제기에 가세했다.

①신생업체 문제? = 논란은 2015년 2월 13일 성남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SDC)가 공모를 낸 해당 사업에 참여하게 된 AMC(자산관리사) 화천대유가 공모 일주일 전(2월 6일) 설립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당시 하나은행을 대표사로 둔 ‘성남의뜰’이 그해 3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여기에 화천대유가 지분 14.28%(4999만원)로 참여했다. 공모가 나오기 1주일 전 미리 만들어진 영세 업체가 사업 규모 1조원이 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다.

2015년 2월 13일 경기개발공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모 공지.


야권에서 문제 삼는 건, 이후 화천대유의 고속 성장이다. 재무제표에 따르면 매출액은 2017년 18억원에서 2020년 6970억원으로 폭증했다. 영업이익(2017년 16억원 적자→2020년 1479억원 흑자)과 당기순이익(2017년 226억원 적자→2020년 1733억 흑자)도 크게 늘었다. 이곳의 현재 직원 수는 16명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와 화천대유 측 모두 “적법한 절차로 선정됐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측은 “당시 공모 조건엔 AMC가 컨소시엄에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이에 따라 성남의뜰 뿐 아니라 공모에 나선 다른 컨소시엄들도 AMC를 포함시켰다.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화천대유 측도 “화천대유는 컨소시엄 합류를 위해 만들어진 법인이라서, 그즈음 신설된 게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며 “더욱이 화천대유는 부동산 전문 변호사와 감정평가사 등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로 만들어진 법인이다. 하나은행이 왜 우리와 협업을 했겠나”라고 말했다. ‘법인 설립 시기가 공모가 나온 시기보다도 빠르다’란 질문엔 “대장동 개발 사업은 그 전해부터 업계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다. 미리 준비한 것”이라고 밝혔다.

②수상한 배당금? = 야권은 성남의뜰 배당금이 화천대유에 크게 흘러간 것도 문제 삼는다. 성남의뜰 재무제표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2019년 270억원, 2020년 206억원, 2021년 100억원 등 3년간 총 577억원을 배당받았다. 나머지 보통주(85.72%)를 가진 SK증권은 3463억원을 받았다. 3년간 성남의뜰이 배당한 총 5903억원 중 4040억원이 민간 2곳의 보통주 회사에 들어갔다.

배당금 대부분이 민간기업에 흘러가면서, “개발이익금의 사회 환원이라는 지역 개발 역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겠다”(2017년 이 지사)던 말과 상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 전 의원은 “택지개발이익 공공환수 취지를 퇴색시켰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SK증권에 흘러간 3463억원도 사실상 화천대유로 흘러간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런 의심은 화천대유 연결감사보고서에서 출발한다. 여기엔 지난해 배당금으로 639억원으로 받았다고 기재돼 있는데, 이는 성남의뜰 재무제표의 적힌 206억원과는 433억원의 차이가 있다. 그리고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1호‘ 감사보고서엔 천화동인 1호가 성남의뜰 보통주 29.9%를 보유했다고 나온다.

이에 대해 김경율 회계사는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1호를 비롯해서 나머지 2호~7호의 보통주와 설립 자본금을 모두 합치면 SK증권이 가진 보통주 6만 주(3억원)와 정확히 일치한다. 단돈 3억원으로 3463억원을 얻은 건 팩트고, 이 중 천화동인 1호가 화천대유의 자회사인 것도 팩트”라며 “2호~7호와 화천대유와의 관련성까지 입증되면, 사실상 화천대유가 성남의뜰 보통주를 100% 가진 것이며 3억 5000만원으로 4040억원 배당 수익을 올렸다는 것”이란 주장이다.

이에 화천대유 측은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이 화천대유 연결감사보고서에 포함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이게 전부다. 나머지 천화동인 2~7호는 전부 천화대유와 관련 없는 개별 투자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인 SK증권이 신탁을 받아 운용하는 건 원래 하는 일”이라며 “김 회계사가 부동산 회계를 잘 모르는 것 같다”라고도 반박했다. 경기도 측 역시 “수익에 따라 절차상 적법하게 배당금을 준 것이 왜 문제가 되나. 대응할 가치가 없다”라고 말했다.

③언론인과 유착? = 일각에선 이 지사와 화천대유의 고리로 화천대유 지분 100%를 가진 언론인 김모씨를 지목하고 있다. 김씨는 2014년 이 지사와 인터뷰했던 인연이 있고, 올해 언론사에서 퇴사했다.

이런 주장에 김씨와 이재명 캠프 측 모두 “말도 안 되는 억지”라고 반응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인터뷰 한 번 한 것으로, 화천대유랑 엮는 것은 지나친 소설이다. 또 선정 절차 전반을 모두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전담했고, 이 지사는 과정 자체를 잘 알지도 못한다”라고 했다.

김씨도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주식을 보유만 했을 뿐, 경영에 관여한 적 없다. 그런데도 억지로 엮고 있다”며 “오히려 민간개발인 줄 알았던 사업을 이 지사가 공공ㆍ민간 개발로 추진하는 바람에 나는 손해를 봤다”라고 말했다. 또 화천대유가 김씨에게 437억원을 장기대여한 부분에 대해서 화천대유 측은 “장기대여라는 말이 나온 것 자체가 공시를 보고 하는 주장이다. 공시에 나왔다는 건 적법한 회계감사를 거쳤다는 뜻이다. 김씨의 지분을 담보로 적법하게 대여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쏟아지는 의혹에 대해 이재명 캠프에선 “이 지사와 화천대유는 그 어떤 연결고리도 없다. 모든 게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의 아들이 ‘천화동인 1호’ 직원으로 근무 중이라는 제보를 받았다”(장기표 국민의힘 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는 의혹에 대해선 이 지사 본인이 “우리 아들은 그 회사에 안 다닌다”고 공개적으로 해명했다. “화천대유 사내이사 이모씨가 이 지사 측근인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의 친동생”이란 의혹에 대해서도 이 지사 측은 “이한주 전 원장의 동생은 여동생 한명 뿐이고, 춘천에 사는 평범한 전업주부”라고 반박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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