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5000만원 신생업체가 수백억 배당..의문의 화천대유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보통주 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이 업체가 언제 설립됐는지 아십니까?” (김영발 성남시 의원)
“거기까지는 파악을 못 했습니다”(성남도시개발공사 사업본부장)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언제로 되어 있습니까?” (김영발 시의원)
“2015년 7월로 되어 있습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업본부장)
“화천대유는 2015년 2월 6일에 설립됐습니다”(김영발 시의원)
지난 2019년 1월 열린 제259회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회의록 일부다. 당시 국민의힘 김영발 시의원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이런 질의를 했다. 성남시가 공영개발로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에 신생업체가 참여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김 시의원은 1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의회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 관계 등에 대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요청했는데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이 ‘비밀유지 조항’ 등을 운운하며 자료를 주지 않았다”며 “대형개발 사업에 설립된 지 5개월 된 신생업체가 참여한 것도 문제가 있다고 봤는데 이 업체가 막대한 배당금까지 챙겼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개발이익 5503억…성남 분당 대장동 개발사업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공영개발로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신생 업체가 최근 3년간 5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혜’ 의혹까지 제기되자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해당 사안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 사업의 개발 이익금 5503억원을 환수하겠다고 공언했다.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때는 이 내용을 선거공보 등에 공표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화천대유자산관리는 어떤 회사
이 사업을 위한 SPC인 ‘성남의뜰’은 2015년 7월 설립됐다. 성남의뜰 공시자료에 따르면 우선주 지분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53.76%, 하나은행 15.06%, 국민은행 8.60%, 기업은행 8.60% 등으로 소유하고 있다. 보통주는 SK증권이 85.72%. 화천대유가 14.28%다.
화천대유는 ‘성남의뜰’ 이 설립되기 5개월 전인 2015년 2월 6일에 설립됐다. 출자금으로 4999만원을 냈다. 지난 3년간 성남의뜰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1010억원이다. 성남의뜰이 주주들에게 지난 3년간 배당한 5903억원의 17%다.
이 중 432억원은 화천대유의 자회사인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이라고 한다. 화천대유의 주식 100%(3억1000만원)를 보유한 주주는 한 언론사 간부 출신의 A씨다. A씨는화천대유가 설립되기 7개월 전인 2014년 7월 이 지사와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쓰기도 했다.
개발이익금의 10%에 해당하는 배당금이 화천대유로 들어간 것을 놓고 ‘공영개발 취지가 퇴색됐다’는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성남의뜰 SPC 구성을 위해 컨소시엄을 공모했는데 당시 3개 컨소시엄이 응모했다”며 “선정심의위원회가 공정하게 검토해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화천대유 논란, 감사 청구 검토”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29일 열리는 제267회 임시회 전 이 사안을 당론으로 정하겠다는 것이다. 성남시의회는 전체 의원 35명 중 19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의회 국민의힘 교섭단체 대표단 이기인 정책위원장은 “의회에서 감사원 감사청구(출석 의원 과반 찬성)가 무산된다면 국민 3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감사를 요청하는 공익감사 청구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장기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제기한 ‘이 지사의 아들이 화천대유 자회사에서 근무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회사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도 “특혜 의혹은 물론 A씨와 친분도 없고, 화천대유 등에 캠프 관계자의 친인척이 재직 중이라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직원 250만원, 난 150만원" 운동권서 횟집사장 된 함운경의 분노
- "월급 500 이상만 소개해줘" 커플매니저도 분노한 39세女
- '음주 추돌사고' 리지, 눈물 사과 "너무 잘못했다…실망시켜 죄송"
- "유부남 배우 성관계 강요" 폭로 허이재가 꼽은 '찐 배우' 누구
- 편집증 엄마의 비극…12살 아들 향해 방아쇠 두번 당겼다
- "아파트 놀이터서 학생들이 성관계" 신고...10대 커플 처벌은
- [단독] 박지원과 만나기 전날 밤...조성은, 자료 106건 캡처했다
- 벽에 머리 박고 자해했다, 40년 감금된 범고래의 슬픈 사연(영상)
- "정치하면서 작가인척, 권력쥐고도 피해자인척...이런 유시민"
- "난 무죄다"…30대女 살인 피의자 '교도소 사망' 미스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