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배우자는 인간의 외로움 해결해줄까..영화 '아임 유어 맨'

임세정 2021. 9. 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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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슬픈 일을 말해봐요.""홀로 죽는 것이죠."

고고학 연구자 알마는 완벽한 배우자를 대체할 휴머노이드 톰을 3주간 테스트하는 일을 맡게 된다.

'그래봐야 당신은 기계일뿐 인간이 아니다. 나는 연극을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알마는 생각한다.

'휴머노이드 반려자가 좋은 대안일까. 인간으로부터 갈등을 견뎌내는 힘을 빼앗아가고, 욕구에 대한 결핍을 없애는 게 바람직한 일일까' 알마와 함께 관객은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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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최고 연기상
마렌 에거트 등 섬세한 감정 연기 돋보여
영화 '아임 유어 맨'의 주인공 톰(댄 스티븐스, 왼쪽)과 알마(마렌 에거트)가 춤을 추고 있는 장면. 라이크 콘텐츠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슬픈 일을 말해봐요.”
“홀로 죽는 것이죠.”

알마(마렌 에거트)의 질문에 톰(댄 스티븐스)이 답한다. 알마의 눈빛이 흔들린다. 톰의 머릿 속엔 알마에 대한 모든 데이터가 들어있다. 톰은 알마의 과거, 현재의 취향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로그래밍된, 오직 알마의 행복을 위해 설계된 존재다.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모습을 한 휴머노이드를 만들어냈다. 인간은 행복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반려자로 휴머노이드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 고고학 연구자 알마는 완벽한 배우자를 대체할 휴머노이드 톰을 3주간 테스트하는 일을 맡게 된다.

톰은 훌륭한 외모를 가졌다. 알마가 좋아하는 자연스러운 영국식 억양을 구사하고,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뛰어난 지능을 가졌다. 아침에 눈을 뜨면 완벽한 아침 식사가, 일하다 지쳐 집에 들어가면 로맨틱한 목욕이 준비돼 있다. 톰은 알마의 일상에 놀라움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톰은 알마의 감정에 반응한다. 심지어 거듭된 실패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개선된다. 소통을 시도해 오는 톰을 알마는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본다. ‘그래봐야 당신은 기계일뿐 인간이 아니다. 나는 연극을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알마는 생각한다.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 점점 감정을 가지게 되는 자신의 모습에 알마는 거부감을 느끼고 혼란에 빠진다.

영화 ‘그녀’(2014)는 주인공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가 인간이 아닌 컴퓨터 운영체제(OS) 사만다(스칼렛 요한슨)와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임 유어 맨’에서 AI는 실제 인간과 구분이 어려운 휴머노이드로 등장해 인간과의 동거를 보여준다. ‘그녀’에서 사만다가 눈앞에 나타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인간은 ‘아임 유어 맨’에서 그 생각이 현실화되자 공포에 가까운 감정을 느낀다.

영화는 인간이 아닌 대체물이 인류의 외로움을 해결해줄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더이상 공상과학(SF)으로 분류되기 어려운, 현실이나 다름없는 미래를 그려 관객에게 생각할거리를 던진다. ‘휴머노이드 반려자가 좋은 대안일까. 인간으로부터 갈등을 견뎌내는 힘을 빼앗아가고, 욕구에 대한 결핍을 없애는 게 바람직한 일일까’ 알마와 함께 관객은 고민하게 된다.

독일의 배우이자 감독인 마리아 슈라더가 연출한 ‘아임 유어 맨’은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알마 역을 맡은 마렌 에거트는 은곰상 최고 연기상을 수상했다. ‘미녀와 야수’ 실사판 영화의 주인공을 맡았던 댄 스티븐스의 완벽한 휴머노이드 연기는 인상적이다. 16일 개봉.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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