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에 무너진 조코비치..메드베데프 US오픈 첫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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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대기록 작성을 눈앞에 뒀던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중압감에 무너졌다.
이날 메드베데프는 서브 에이스(16-6) 공격 성공(38-27) 실책(31-38) 등 각종 수치에서 조코비치를 압도하는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인 끝에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도미니크 팀(6위·오스트리아) 이후 현역 20대 차세대 주자 중 두 번째로 메이저대회 우승의 숙원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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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대회 최다우승·캘린더 그랜드슬램 물거품
메드베데프, 지난 대회 팀에 이어 20대 주자 두 번째 메이저 석권
각종 대기록 작성을 눈앞에 뒀던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중압감에 무너졌다.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5750만달러·약 673억원) 타이틀을 가져간 건 20대 차세대 선두 주자 다닐 메드베데프(2위·러시아)였다.
조코비치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2시간 15분 만에 메드베데프에 0대 3(4-6 4-6 4-6)으로 완패했다.
올해 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모두 차지한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각종 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다. 특히 남자 테니스 ‘빅3’로 불리는 로저 페더러(9위·스위스) 라파엘 나달(5위·스페인)과의 역대 최고 선수 대결에서 처음 앞서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페더러와 나달이 이번 대회에 불참한 가운데, 조코비치가 우승할 경우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통산 21회 우승으로 20회의 페더러·나달을 제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간절했던 건 조코비치만이 아니었다. 관중석에 빽빽이 들어찬 관중들도 대기록 작성을 눈앞에서 보기 위해 일방적으로 조코비치를 응원하며 메드베데프를 방해했다. 하지만 그런 거대한 중압감이 각종 위기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던 조코비치를 무너뜨렸다.
메드베데프의 서브 게임을 한 번도 브레이크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1세트를 내준 조코비치는 2세트에서도 좀처럼 자신의 주도권 속에서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분이 풀리지 않는 듯 코트 바닥에 라켓을 수차례 내려치는 모습도 보였다.
3세트 들어서도 메드베데프의 리드는 이어졌다. 조코비치는 0-4 스코어를 4-5까지 따라잡으며 마지막 불꽃을 태웠지만, 승부처에서 뜻밖의 눈물까지 보였다. 코트를 바꾸는 상황에서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은 조코비치는 벤치에서 가슴을 두드리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곤 갑자기 수건을 얼굴에 감싸고 북받친 감정을 눈물로 쏟아냈다. 결국 평정심을 잃은 조코비치는 마지막 메드베데프의 서브게임을 내주고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달성을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
한 해 열린 모든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 작성도 무산됐다. 남자 단식에서 캘린더 그랜드슬램이 달성된 건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가 마지막이다. 52년 만의 대기록 작성에 레이버까지 이날 경기를 직관하는 등 전 세계의 관심이 모였지만, 조코비치에겐 마지막 힘이 모자랐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지금 메이저대회를 우승할 자격이 있는 선수가 있다면 그건 바로 메드베데프”라고 상대를 치켜세운 뒤 “오늘 경기에 이기지 못했지만 여러분의 응원 덕에 제 가슴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난 코트에서 매우 특별한 감정을 느낀 행복한 사람”이라고 소감을 남겼다.
이날 메드베데프는 서브 에이스(16-6) 공격 성공(38-27) 실책(31-38) 등 각종 수치에서 조코비치를 압도하는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인 끝에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도미니크 팀(6위·오스트리아) 이후 현역 20대 차세대 주자 중 두 번째로 메이저대회 우승의 숙원을 이뤘다. 여기에 2005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마라트 사핀 이후 16년만에 정상에 선 러시아 선수로 기록됐다.
메드베데프는 “(대기록 달성을 좌절시켜) 팬 여러분과 조코비치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오늘이 결혼 3주년인데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 오늘 패하면 선물을 따로 준비해야 할 것 같아 걱정이 많았다”고 농을 치며 기뻐했다.
이번 US오픈은 여자 단식에서 10대 선수 에마 라두카누(영국), 남자 단식에서 메드베데프 등 차세대 주자들이 우승하며 세계 테니스에 새 바람을 몰고 온 대회로 기억될 전망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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